국립국어원이 복수 표준어 5개를 포함해 13개의 어휘를 표준어로 인정했다. 대다수 국민이 틀린 줄조차 모르고 써 온 단어들이다. ‘삐지다’와 ‘꼬시다’가 그 예인데, 바른 표현인 ‘삐치다’와 ‘꾀다’로 말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이른바 언중의 입말이 ‘삐지다’와 ‘꼬시다’를 선택했고 국어원이 손을 들어 준 셈이다.
말은 변한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소멸되기도 생성되기도 한다. 우리가 사극에서 듣는 고풍스러운 말투는 지금의 사람들이 상상한 결과물일 뿐이다. 언중이 입 밖으로 내어야 생명력을 가지는 게 말임을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언중의 입말이 틀렸다면? 몰라서 또는 불편하다고 엄연히 존재하는 바른 어휘를 놔두고 입에 쩍쩍 붙는 말만을 쓴다면? 그런 말들을 표준어로 인정해야 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과거처럼 정보에 대한 접근이 극히 일부 계층에만 허용되던 시절도 아니고, 지역적인 장벽이 바른말에 대한 장애물이 되는 시기도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확한 우리말을 습득할 수 있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으니 문제인 것이다.
최규호 전북 군산시 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