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장그래 떠나보낸 임시완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고깃집에서 만난 임시완은 장그래와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했다. 그는 “내가 장그래와 비슷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장그래 역은 꼭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스타제국 제공
필리핀 세부에서 ‘포상휴가’를 즐기고 갓 귀국한 그를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고깃집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 뒤 곧바로 CF 촬영장으로 이동한다고 했다. 미생 최종회, 차에 부딪히고도 멀쩡하게 거리를 질주하던 장그래처럼 얇게 바른 파운데이션 아래로 뾰루지 자국이 어른거렸지만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 “뜨겁게 들끓는 게 안 되는 사람” vs “열심히 하지만 취해 있지 않다”
○ 존재감 없던 데뷔 초 vs 프로 입문에 실패한 연구생
프로 바둑기사 입문에 실패한 장그래가 연구생 시절을 돌아보며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졌다’고 이 악무는 것처럼 그는 인터뷰 내내 연습생 시절과 데뷔 초를 자주 곱씹었다. 공부만 잘하는 모범생이었던 그는 대학(부산대 공대)에 입학한 해인 2007년 현 소속사의 연습생이 됐다. 연습생으로는 ‘할아버지뻘’ 나이였지만 연습생 시절에도, 데뷔 뒤에도 존재감은 미미했다. “연습생 시절 죽을 만큼 열심히 했지만 그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데뷔 초에도 제 자리가 없다는 게 제일 힘들었고요. 지금은 제가 할 일이 생겼다는 안도감이 가장 커요.”
○ 아이돌 출신 ‘연기돌’ vs 고졸 출신 낙하산 인턴사원
연기 경험이 적은 그에게 시간에 쫓기는 드라마 촬영 현장은 한계를 절감하게 했다. 그는 “고졸 출신 장그래가 ‘고(高)스펙’ 인턴사원 사이에서 버티듯이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요한이 형(한석률)이랑 하늘이(장백기)는 농담을 해도 연기랑 연관시켜서 해요. 이건 누구 배우랑 비슷하다, 이렇게요. 저는 그 지식이 없으니까 대화를 따라가질 못하는 거죠.”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