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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진도에 가면 민속문화 원형있다”

입력 | 2014-12-29 03:00:00

강강술래-진도아리랑-소포걸군농악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이어 씻김굿-운림산방 추가등재 추진




전남 진도군 소포걸군농악보존회원들이 진도예술문화 축제장에서 농악을 공연하고 있다. 진도군 제공

한반도 서남단에 위치한 진도는 1년 내내 신명 나는 가락과 놀이, 굿판이 끊이지 않는 민속의 보고(寶庫)다. 진도는 강강술래 진도아리랑 소포걸군농악 등 3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진도군은 내친김에 씻김굿과 운림산방(雲林山房)을 추가 등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유네스코 유산 등재가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교육 사회 환경적 효과도 커 ‘지속 가능한 개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 민속문화의 보물 창고

진도군은 지난달 소포걸군농악이 등재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보유한 기초지자체가 됐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8호인 강강술래는 2009년, 진도아리랑은 2012년 각각 유네스코 문화유산 목록에 올랐다. 지방정부와 주민이 지역 문화 자산을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결과다.

진도군은 2012년 예능 보유자 교육의 전당인 무형문화재 전수관을 진도읍 동외리에 준공했다. 전수관에는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진도씻김굿 진도다시래기 진도북놀이 진도만가 소포걸군농악 등 10개 무형문화재 보유 단체가 입주해 있다.

군은 진도아리랑 대중화를 위해 2011년 임회면 상만리 일대 11만1180m² 터에 ‘아리랑 관광지’도 조성했다. 진도문화원에서는 해마다 3∼11월 아리랑 문화학교를 운영하고 강원 정선시 경남 밀양시와 함께 아리랑 전국 순회 공연을 한다. 이와 함께 강강술래를 ‘국민생활체조’로 보급하기 위해 매년 전국강강술래경연대회를 열고 전수자를 중심으로 공개 발표회도 개최하고 있다. 소포걸군농악보존회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남도문화제 등의 행사를 통해 남해안 마을 굿의 원형을 보여 주고 있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자치단체와 주민이 하나가 돼 무형의 문화 자원을 관광 상품화하고 예술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보배로운 섬’이란 이름값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씻김굿 등도 추가 등재 추진

씻김굿, 만가, 다시래기 등 진도의 독특한 장례 문화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진도군은 2012년 학술 용역을 의뢰하고 지난해 ‘진도의 상장 의례와 죽음의 민속’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문화유산 등재의 필요성을 알렸다. 진도군은 내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예비 자원인 잠정 목록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유산에 등재되려면 최소 1년 전까지 잠정 목록에 등재돼야 한다.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정식 등재를 신청하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현지 실사를 한 뒤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의 결정을 내린다.

남도의 대표적 미술 성지인 운림산방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의신면 첨찰산 자락에 자리한 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1808∼1893)이 말년에 머물면서 창작과 저술 활동을 하던 곳이다. 허씨 일가는 200여 년간 5대(代)에 걸쳐 8명의 화가를 배출하며 장대한 화맥(畵脈)을 이어 가 ‘살아 있는 미술관’으로 불린다. 운림산방은 2011년 8월 국가지정 명승 제80호로 지정됐다. 운림산방 화맥을 이어온 임전 허문 화백(74)은 10월 서울 인사동에서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첫걸음으로 ‘붓질 오십 년’을 열었다. 허 화백은 “운림산방 화맥과 전통을 보존하고자 320쪽에 이르는 도록을 제작했다”며 “지구상에 수많은 미술관이 있지만 한 가문에서 일가 직계로 조손 대대 화맥을 이어 가는 미술관은 운림산방뿐”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