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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세종대왕 100리길… 마을마다 문화향기가 ‘솔솔’

입력 | 2014-12-30 03:00:00

청주시 2015년 2월까지 사업 완료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충북 청주시, 증평군과 손을 잡고 마을회관, 담장, 하천 등을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세종대왕 100리길 문화 가꾸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형동리의 마을 벽화와 초정리 문화공간.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리 ‘운보의 집’은 ‘바보 산수’로 유명한 한국 화단의 거목 운보 김기창 화백(1913∼2001)이 말년을 보내며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1984년 지어진 이곳은 지금도 운보의 작품 세계를 엿보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내년 봄부터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주변 곳곳에 폐(廢)버스를 활용한 갤러리와 북카페 등 새로운 문화공간이 있는 예술마을로 변신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추진 중인 ‘세종대왕 100리길 문화 가꾸기 사업’ 덕분이다. 내년 2월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은 세종대왕의 창조적인 사업과 발자취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해 중부권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추진되고 있다.

청주시는 청원군(7월 1일 청주시와 통합), 증평군과 함께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 상당산성권(숲길)∼초정약수권(물길)∼증평율리권(들길)의 100리에 걸쳐 마을과 문화공간을 활용한 학술연구, 스토리북 발간, 문화상품 개발 등이 핵심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대왕이 1444년 3월 2일∼4월 30일, 같은 해 7월 15일∼9월 14일 초정약수 인근에 행궁을 짓고 머물며 눈병을 치료했다고 기록돼 있다.

현재 이 사업에는 문화예술분야 전문 작가로 구성된 6개 팀이 참여해 상당산성마을, 형동리, 저곡리, 비상리, 초정리 등을 대상으로 마을회관 등을 비롯해 담장과 하천 등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청주문화재단은 한글과 책, 물, 생태 등 세종대왕 100리길의 역사 문화적 특징을 반영하고 전문 작가와 지역 주민의 협업을 통해 마을미술관, 마을문화장터, 문화공동체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상당산성마을에는 ‘샘이 깊은 물’팀(대표 박진명)이 공공미술, 공연예술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산성마을 내에 있는 마을회관을 산성의 역사와 예술이 조화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또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역사문화체험 캠프도 열린다.

‘정(精)미소’팀(대표 강완규)이 맡고 있는 저곡리는 마을 곳곳에 방치된 폐방앗간과 마을의 역사적 자료 등을 활용해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우물과 돌담 등을 농촌문화 체험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우산리에는 문화기획, 다큐멘터리, 미디어 분야 전문가가 참여한 ‘소릿길 프로젝트’팀(대표 이재형)이 마을의 역사 문화를 디지털미디어 및 공공미술로 변신시키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탤런트 겸 다큐감독인 윤동환 씨가 우산리의 삶과 문화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다양한 연계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세계 3대 광천수가 있는 초정리는 ‘토카아트’팀(대표 조석진)이 초정약수공원 일대를 세종대왕의 문화융성 이미지를 살려 설치미술과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만든다. 세종대왕 초정 행궁의 역사적 가치를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초정리와 주변 마을의 생활문화를 아카이브로 엿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밖에 ‘책읽는 벤치 프로젝트’에는 ‘세종의 후예들’팀(대표 류제형)이 상당산성∼초정약수∼증평율리를 연결하는 100리 길에 이정표와 책 읽는 벤치를 만들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조형물과 설치미술품을 배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청주시문화재단 강태미 씨는 “이 사업이 끝나면 각 마을의 특성이 반영된 색다른 공간으로 변신, 기존의 박물관과 미술관 등의 문화자원과 함께 새로운 문화의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충북도와 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세종대왕 초정르네상스’ 사업과도 연계한 중부권 대표 문화관광자원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