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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벙커’에 빠진 PGA 배상문

입력 | 2014-12-30 03:00:00

병무청, 美 체재 연장 불허 방침… 1월 귀국해 병역의무 이행해야
배측 “투어 중단 못해” 행정소송 방침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상문(28·캘러웨이·사진)이 군 입대로 투어 생활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은 배상문이 로스앤젤레스(LA) 영사관을 통해 제출한 국외여행 체재 기간 연장 요청을 불허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배상문은 직전에 허가받은 체재 기간이 만료된 뒤 한 달 안인 내년 1월 31일까지 한국으로 돌아와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배상문이 다음 달 말까지 입국하지 않으면 병무청은 그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게 된다.

만 나이로 28세인 배상문은 그동안 학업 등의 이유로 국외여행 체재 기간 연장 허가를 받아 PGA투어 생활을 해왔다. 배상문은 한 달 전 LA 영사관을 통해 다시 한 번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이날 최종 불허 결정을 통보받았다. 현재 PGA투어 현대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와 소니오픈 출전을 위해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배상문은 내부 논의를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행소송 기간 동안 병역 의무를 미룰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률적인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배상문은 법적으로 국외여행 기간 연장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배상문 측 박경운 변호사는 “배상문은 지난해 1월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병역법에 따르면 해외 영주권을 취득한 후 1년간 국외에 거주한 사람은 한 차례에 걸쳐 3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외여행 기간 3년 연장을 허가받으면 배상문은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계획이었다.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배상문이 국외여행 연장 허가 대상자에 해당되는지가 문제의 본질이다. 이전 연장을 받을 때 어떤 목적으로 언제까지 허가를 받았느냐가 중요하다. 해외 거주 목적과 기간, 병역 이행 상태 등에 대해 완벽한 서류를 제출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상문의 어머니 시옥희 씨는 “절대 군대를 가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다만 여러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어 선수 생활을 중단하기가 아쉬울 뿐이다. 법에서 보장하는 권리인 만큼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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