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지구를 출발해 내년 7월 명왕성에 도착할 예정인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 상상도. 뉴 호라이즌스는 첨단 관측장비로 태양계 끝자락에 위치한 명왕성의 비밀을 처음으로 밝힐 계획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영국 의회는 내년에 이들 ‘엄마 2명, 아빠 1명’ 밑에서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 ‘세 부모 체외수정’ 시술 법안을 표결에 부친다.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30일 내년에 주목할 10대 과학 이슈 중 하나로 이 법안의 통과 여부를 꼽았다.
세 부모 체외수정은 정자와 난자를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뒤 자궁에 착상시키는 체외수정인 ‘시험관 아기 시술’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는 A라는 여성이 있다고 치자. 이 여성은 임신하면 질병이 있는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A의 난자에서 핵만 꺼내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인 다른 여성, B의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하면 정상적인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이 방식은 생물학적으로 2명의 엄마에게서 유전자를 물려받는다. 하지만 유전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은 A의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99%는 A, 1%는 B의 유전자를 물려받게 된다. 세 부모 체외수정은 미토콘드리아를 통한 모계 유전질환을 막기 위해 고안됐지만 윤리적인 논란, 불완전한 기술 등으로 현재 모든 나라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NASA가 2007년 쏘아 올린 탐사선 ‘돈(Dawn)’은 내년 3월 세레스에 700km까지 접근해 표면을 관측한다. 또 2006년 발사된 ‘뉴 호라이즌스’는 내년 7월 명왕성에 근접해 첫 임무를 수행한다.
올해 아프리카에서만 8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예방 작업이 내년에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2012년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를 발견해 단숨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내년에 암흑물질 찾기에 나선다. 또 우주 급팽창의 증거로 불리며 ‘빅뱅 이론’을 뒷받침할 중력파 연구도 재개된다.
올해 3월 국제사법재판소로부터 포경(捕鯨·고래잡이) 금지 판결을 받은 일본이 내년에 포경 활동을 재개할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한 중국의 행보와 함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수백만 년 만에 처음으로 400ppm을 넘어설 것인지 등 환경 이슈도 꼽혔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