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機 잔해-시신 수습… 생환 기다리던 가족들 넋잃어 선박-항공기 동원 총체적 수색
가족들의 충격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에어아시아의 한 여성 직원이 “언론이 바다에 떠있는 시신을 그대로 방영했다”며 취재진에게 거센 항의를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날 수습된 시신 수를 한때 40구라고 밝혔으나 나중에 3구로 수정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시신을 발견한 구조대 역시 안타까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시신들을 처음 목격한 C-130 수송기 부조종사 트리 위보워 씨는 “혹시라도 승객들이 생존해 손을 흔들어 구조를 요청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현장에 접근해 보니 모두 바닷물에 둥둥 떠 있는 상태였다”며 아쉬워했다고 일간 자카르타포스트가 전했다. 구조대원들에 따르면 발견된 시신들의 대부분은 오랜 시간 바닷물에 떠 있었던 듯 몸이 많이 부풀어 올랐으며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평상복 상태여서 추락 당시 조끼를 입을 틈도 없이 비행기가 바다로 떨어졌음을 추정케 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기상당국은 사고기 항로상에 위치했던 적란운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적란운은 수직으로 발달한 큰 구름으로 항공기가 이곳을 지나가면 기체에 얼음이 달라붙어 전자기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석음성기록장치(CVR)가 수거돼야 알 수 있다. 해저의 비행기 형체가 사고기 동체로 확인될 경우 이들 장치를 수거할 가능성이 커진다.
인도네시아 항공당국은 사고 당시 QZ8501기가 교신이 끊기기 직전 고도 상승을 요청했지만 그 주변에 항공기 6대가 비행 중이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운항통제국의 위스누 다르조노 안전담당국장은 이날 자카르타포스트에 “사고기의 기장이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3만2000피트에서 3만8000피트로 고도를 높이겠다는 요청을 해 왔다”며 “2, 3분 정도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상의를 했고 28일 오전 6시 14분 3만4000피트로 상승하라고 안내했지만 답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사고기는 28일 오전 6시 12분 수카르노하타공항 항공교통센터(ATC)에 폭풍을 피하기 위해 좌측으로 선회하겠다고 요청했고 항공당국은 즉시 이를 승인해 사고기는 좌측으로 7해리 선회 비행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