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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목소리 흉내 3년전보다 줄어

입력 | 2015-01-02 03:00:00

[남북정상회담 급물살]‘김정은 신년사 육성’ 전문가 분석






“숨쉬는 주기가 3.8초 이내로 짧아졌고 몰아쉬는 숨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김정은의 1일 육성 신년사를 정밀 분석한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은 “김정은의 소리 건강에 적신호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동아일보 의뢰를 받아 김정은 육성을 분석한 배 소장은 “누구나 숨을 쉬며 말을 하는데 일반인들은 그 주기가 4∼6초인 반면 김정은의 경우는 더 짧고 숨소리도 컸다”며 “단순히 긴장했다기보다 폐활량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의 심리 상태는 과거에 비해 안정적이고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오전 9시 36분에 시작해 10시 4분까지 28분간 이어진 신년사 연설에서 초반 김정은은 연설문을 빠른 어조로 급하게 읽다가 발음이 꼬이기도 하고 또 고개를 푹 숙이고 읽는 모습이었다.

중반부터는 프롬프터 또는 대형 스크린 TV 자막을 보고 읽는 듯 정면을 보며 상대적으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2012년 첫 육성 공개 때 상당히 불안정했던 모습과 달리 발성이나 태도 면에서 자신감 있고 여유로웠다”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이날 신년사 중 남북 관련 이야기를 할 때는 비장한 표정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찬 새해를 맞으라는 마지막 인사를 할 때는 미소를 지을 만큼 카메라 앞에서 편한 모습을 보였다.

할아버지 김일성의 목소리 흉내 내기는 이전보다 줄었다는 분석이다. 배 소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목소리 유사성은 8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배 소장은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처음으로 공개된 김정은의 육성 연설과 김일성 사망 직전인 1994년 육성 신년사를 비교했다. 두 사람의 발성 속도와 방법, 목소리의 파장 형태를 살펴본 결과 2012년 김정은의 육성은 김일성과 유사성이 85∼92% 수준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신년사 방송은 김정은과 노동당사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박수 소리가 들렸지만 청중은 보이지 않았다. 박수 소리는 미리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2013년 처음 육성 신년사를 내보낸 이래 3년째 같은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중앙TV 등 방송을 통한 육성 신년사 발표가 정례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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