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급물살]‘김정은 신년사 육성’ 전문가 분석
“숨쉬는 주기가 3.8초 이내로 짧아졌고 몰아쉬는 숨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김정은의 1일 육성 신년사를 정밀 분석한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은 “김정은의 소리 건강에 적신호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동아일보 의뢰를 받아 김정은 육성을 분석한 배 소장은 “누구나 숨을 쉬며 말을 하는데 일반인들은 그 주기가 4∼6초인 반면 김정은의 경우는 더 짧고 숨소리도 컸다”며 “단순히 긴장했다기보다 폐활량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반부터는 프롬프터 또는 대형 스크린 TV 자막을 보고 읽는 듯 정면을 보며 상대적으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2012년 첫 육성 공개 때 상당히 불안정했던 모습과 달리 발성이나 태도 면에서 자신감 있고 여유로웠다”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이날 신년사 중 남북 관련 이야기를 할 때는 비장한 표정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찬 새해를 맞으라는 마지막 인사를 할 때는 미소를 지을 만큼 카메라 앞에서 편한 모습을 보였다.
할아버지 김일성의 목소리 흉내 내기는 이전보다 줄었다는 분석이다. 배 소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목소리 유사성은 8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배 소장은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처음으로 공개된 김정은의 육성 연설과 김일성 사망 직전인 1994년 육성 신년사를 비교했다. 두 사람의 발성 속도와 방법, 목소리의 파장 형태를 살펴본 결과 2012년 김정은의 육성은 김일성과 유사성이 85∼92%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