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부 기자
‘자기 관리의 달인’으로 불리는 한 대기업 임원은 ‘작은 성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너무 많이 말고, 하나씩 작은 성취를 이뤄가라는 것.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 행동이 한 번 흐트러지면 ‘역시 난 안 돼’라는 생각으로 아예 포기해 버린다. 금연을 다짐했다가 유혹에 못 이겨 담배를 한 번 피웠다가 ‘에라, 모르겠다’며 흡연을 재개하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담배를 완전히 끊는 것보다는 매일 피우던 담배를 일주일에 한 차례씩만 피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자신감을 유지해 나가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이런 작은 경험은 큰 목표를 이루는 밑거름이 된다.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미영 KAIST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나 몸에 부착하는 운동량 자동 측정 도구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연결해 운동량을 공개하는 것은 운동을 지속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자기 소개에 운동과 관계가 있는 ‘피트니스’나 ‘헬스’ 등을 포함하는 사람도 운동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런 목표 공개는 외부의 사람들과 하는 약속과도 같아서 결심이 흐트러지는 것을 자연스레 제약한다.
목표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우리의 행동은 작은 습관들의 덩어리들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뇌 속에서 개별 행동의 ‘회로’가 만들어지는 데는 3주, 이 행동이 반사적으로 나오게 되는 데에는 6주, 완전히 자신의 습관으로 굳어지는 데에는 100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처음엔 힘들지언정 의식적으로라도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되면 석 달 남짓한 기간 후에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목표를 못 지켰다면? 반드시 새해에만 계획을 세우라는 법은 없다. 새해는 목표 수립의 ‘기준점’ 중 하나일 뿐이다. 경영기법 중 불확실성 시대에 위기관리 방안을 세우는 ‘롤링 포캐스팅(Rolling Forecasting)’이란 게 있다. 사업계획을 연초에만 수립하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을 주기로 중장기 목표와 비교해 자주 수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비단 사업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도 해당된다. 개인 목표를 새해에만 세울 게 아니라 월별 혹은 분기별로 다시 세워 꾸준히 점검, 보완하거나 수정하면 실행력을 더 높일 수 있다.
새해 결심은 자신감만으로는 지키기 힘들다. ‘나는 할 수 있다(Yes, I can)’는 자신감과 ‘우선 해 보자(Just do it)’는 실행력 사이의 간극은 크다. 그런 점에서 위에서 언급한 점들을 결심의 지침으로 삼는다면 1년 뒤 조금이라도 나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 시대의 미생(未生)들이여, 새해에도 파이팅!
김유영 소비자경제부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