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 계획과 규모는 2015년 기본 설계 2800억 원 투입… 쇄빙 능력 아라온호 2배로 향상 북극 2∼5m두께 얼음 깰수 있게 유럽항로 개척, 수송기간 半으로
국내 유일의 쇄빙선 아라온호가 얼음을 깨고 항해 중이다. 북극의 얼음은 두께가 2∼5m로 남극보다 2배 이상 두꺼워 ‘제2의 쇄빙선’은 아라온호보다 쇄빙 능력이 2배 이상으로 건조된다. 극지연구소 제공
미리 보는 북근 전용 쇄빙선
북극항로의 가장 큰 장점은 석유, 광물, 목재 등의 수송 기간을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 가령 부산항을 출발한 배가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갈 때 기존 수에즈 항로를 따라 인도양과 아프리카 해안을 거쳐 가면 24일간 2만100km를 가야 한다. 하지만 시베리아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 태평양을 잇는 북극항로로는 14일이면 충분하다. 운항거리도 1만2700km 정도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김예동 극지연구소장은 “우리나라가 북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영유권 국가와 과학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2013년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자격을 얻어 북극항로와 자원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재 정식 옵서버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12개국이다.
○ 아라온호보다 더 두꺼운 얼음 뚫어
아라온호의 뒤를 이어 북극 전용인 ‘제2의 쇄빙선’ 건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소장은 “극지에서 쇄빙선은 ‘신발’과 같은 존재”라며 “북극이사회 옵서버 자격을 얻을 때에도 아라온호의 남극 연구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아라온호는 365일 중 311일을 풀가동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북극 연구를 지원하기가 어렵다. 특히 남극 해빙과 북극 해빙의 특성이 달라 아라온호보다 더 강력한 쇄빙 능력을 갖춘 쇄빙선 건조가 필수적이다. 남극은 대륙인 반면 북극은 연중 얼어 있는 얼음바다다. 여름(9월)에는 해빙 면적이 400만 km² 정도지만 겨울(3월)에는 약 1300만 km²까지 늘어난다. 해빙의 두께도 2∼5m 정도로 평균 1m 정도인 남극에 비해 훨씬 두껍다.
승선 인원도 아라온호보다 35명 많은 120명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극지에 도착해서 탐사를 벌일 때 유용한 운송수단인 헬기도 1대에서 2대로 늘렸다. 윤 본부장은 “제2의 쇄빙선 건조 과정에서 쇄빙설계, 내빙설계 등 관련 기술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극 전용 쇄빙선이 생기면 북극 자원 탐사와 기후변화 연구 등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쇄빙선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총 36척의 쇄빙선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16척이 북극 전용이다. 캐나다 역시 북극 전담 쇄빙선 6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취항을 목표로 일곱 번째 쇄빙선을 건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쇄빙선이 1척인 독일과 중국은 북극 전용 쇄빙선 건조에서 앞서가고 있다. 독일은 2만7000t급 초대형 쇄빙선을 2019년 완공할 예정이며 중국은 지난해 기본설계를 마치고 올해 건조에 들어갔다.
제2의 쇄빙선 건조에는 약 28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16년 기본설계를 마치고 2019년에는 쇄빙선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남상헌 극지연 감사부장은 “2020년 7월 시운전을 마치고 그해 12월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