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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선후보 지지율 1위 소식 듣고 ‘씁쓸한 웃음’ 지은 건…

입력 | 2015-01-04 17:16:00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일부 언론사의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24.4%~38.7
%를 얻어 2위 후보를 크게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이 내용을 보고받은 반 총장은 별다른 언급 없이 ‘씁쓸한 웃음’만 지었다고 유엔 소식통이 4일 전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11월 4일 개인 성명을 통해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남은 임기(2016년 말)까지 유엔 사무총장 임무에 충실하겠다. 대선주자 여론조사를 포함한 국내정치 관련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여론조사 대상에서 자신을 빼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소식통은 “그 성명 이후에도 반 총장 측이 대망론 관련 보도에 대해 ‘무대응 무반응’ 원칙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최근 한국 언론 등과의 만남을 극도로 피하고 있다. 2013년 12월 오준 주유엔 대사와 뉴욕특파원단의 송년 간담회 때 참석해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허심탄회한 얘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지난해 같은 간담회에는 ‘무슨 말을 해도 정치적 논란과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반 총장의 대표적 측근으로 통하는 김원수 사무총장 특보만 대리 참석했다.

유엔의 다른 소식통은 “반 총장의 최근 주요관심 중 하나는 북한”이라며 “남북한 모두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어느 때보다 깊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최근 △남북한 고위급 대화 추진 환영 성명(지난달 29일) △한반도 평화 공영 계기 마련 촉구 신년사(지난달 31일)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남북관계 개선 적극 지원” 약속(2일) 등 한반도 관련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았다. 유엔 안팎에서는 “인권 문제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유엔 등 국제사회와 ‘인권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빠르면 상반기 중 반 총장이 방북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다. 한 미국 기자는 “방북이 성사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실질적 기여를 하게 되면 연말 노벨평화상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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