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별로 본 꼴불견 동료
○ 업무 떠넘기기 형
‘너의 일은 너의 일이고, 나의 일도 너의 일이다’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가진 자들이다. 이런 특징은 주로 직장 상사에게서 나타나는데 ‘인간은 원래 이기적 동물’이라는 명제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어느 집단에나 존재한다.
○ 성과 가로채기 형
업무 떠넘기기는 자연스럽게 성과 가로채기로 이어진다. 직장 상사가 업무를 떠넘기고 뒤늦게 합류하면 고스란히 성과는 상사에게 가기 마련이다.
대기업 사원 이모 씨(29)는 경지에 다다른 ‘불여우’ 김모 과장(34·여)을 만났다. 그는 최근 수억 원 규모의 개발 사업을 따냈는데 결재 서류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담당자 이름에 김 과장 이름이 버젓이 쓰여 있는 것. 평소 이 씨는 일은 본인이 떠맡고 접대는 김 과장이 받아 울화가 치밀었는데 성과가 나오자 김 과장이 본인의 이름까지 은근슬쩍 결재 서류에 끼워 넣은 것이다. 결국 이 씨는 고과에서 ‘C’를 받고 김 과장은 고과에서 ‘A’를 받았다.
○ 업무 방해 형
올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정모 씨(29)는 ‘메신저 트라우마’에 걸려있다. 사수 신모 대리(33)가 쉴 새 없이 메신저를 보내기 때문이다. 신 대리는 정 씨에게 ‘어제 저녁엔 뭘 했는지’, ‘여자친구와의 사이는 요즘 어떠한지’ 같은 사적인 이야기까지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낸다. 한 번은 너무 바쁜 나머지 메신저 메시지에 답을 못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오후 신 대리는 정 씨를 옥상으로 불렀다. “사회생활은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정 씨는 짜증이 나면서도 ‘저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까지 들었다고 한다.
○ 기타 비(非)매너 형
‘후각 테러형’ 직장 동료는 보통 남자 사원을 떠올리지만 그렇지 않다. 부츠를 신고 온 여사원에게도 예측 불허의 냄새가 난다. 특히 여사원들에게서 나는 발 냄새는 ‘이슬만 먹고 살 것 같다’는 믿음을 배반한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대개의 경우 ‘후각 테러 형’ 직장인은 남자다. 영업팀에 근무하는 홍모 씨(33)는 같은 팀 강모 대리(36) 탓에 두통약을 달고 산다. 강 대리는 자리에 도착하면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바꿔 신는데 스멀스멀 걸레 썩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한다. 거기서 그치면 다행. 신발을 벗고 양말을 만지작거리는 것은 기본이며 가족에게도 트기 힘들다는 트림과 방귀도 서슴없고 과감하게 선보인다. 홍 씨는 “차라리 악취가 낫지 그걸 감추기 위해 향수라도 뿌리면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