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사물인터넷과 온·오프라인 연결, 핀테크 등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으로 에어컨을 조작해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삼성 스마트홈’ 시연 장면. 사진제공|삼성전자
■ 2015년 ICT 격전지 전망
가전 등 인터넷 연결 스마트홈 시대
프리미엄 지고 중저가 스마트폰 인기
샵윈도·카카오택시 등 O2O도 눈길
모바일결제·송금 등 핀테크도 주목
“모든 사물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그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떠오른다.”
● 중저가 스마트폰의 역습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3년 9억9000만대 규모였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16% 성장한 12억5000만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2015년엔 성장률이 11%로 둔화되며 13억9000만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중저가폰의 경쟁은 오히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SA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폰 비중은 2011년 20.4%에서 연평균 10%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50%, 올해는 52∼5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제조사들은 중저가 모델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애플도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중저가 라인업을 갖추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후발주자로 빠르게 성장해 ICT 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저가 모델을 앞세워 위협적 존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중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한껏 끌어올리며 상위권에 랭크됐다. 국내에서도 화웨이의 ‘X3’ 등이 출시돼 화제를 모았다. 올해 이러한 중국의 해외 시장 공략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홈 차세대 격전지
IoT는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 다양한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밖에서 집에 있는 조명과 가전기기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도 그 중 한 분야다. 무엇보다 IoT는 통신속도 개선과 IPv6 상용화가 기폭제가 돼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사물인터넷 대수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49억대, 2020년에는 250억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CT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신규 시장 공략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마쳤다. 구글과 애플은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운영체제(OS)를 공개하면서 업계를 선도할 채비를 했다. 국내 대표 ICT기업 삼성전자도 적극 나섰다. IoT플랫폼 개발사 스마트싱스를 인수하고, 스마트홈 플랫폼을 공개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 들었다. 또 IoT 생태계 구축의 핵심이 될 자체 플랫폼 타이젠 도입에도 적극 나섰다. 이번 CES에선 타이젠TV를 공개할 예정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스마트헬스와 스마트홈 등 IoT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미래 경쟁력을 확충하자”고 강조한 것도 맥을 같이한다. 이 밖에 SK텔레콤이 최근 개방형 IoT플랫폼 모비우스를 공개하는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 O2O와 핀테크 등 ‘융합’이 뜬다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분야가 ‘이종 산업과의 융합’이다.
먼저 O2O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O2O는 오프라인 마케팅과 온라인 네트워크를 결합한 서비스다. 판매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마케팅을 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이용했던 상품 및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분야는 특히 무한 확장이 가능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O2O 시장 규모는 15조원에 달한다. 향후 IoT 등 기반 기술이 발전하면 300조원에 달하는 전체 상거래 시장으로의 확대도 가능하다.
이종산업 융합으로 주목받는 또 하나의 분야는 핀테크(FinTech)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모바일 결제 및 송금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 예다. 이미 이베이의 ‘페이팔’과 애플의 ‘애플페이’, 구글의 ‘구글월렛’,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등 세계적 기업들이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음카카오가 지난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고, 네이버도 최근 전 세계에 ‘라인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쟁에 동참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트위터@kimyke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