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규 3단 ● 박정환 9단 본선 4강전 8보(163∼185)
흑이 163을 선수하고 165로 쌍립으로 둔 게 재미있다. 실전적인 수로 중앙의 허점을 보완했다. 흑으로서는 이 정도면 이긴다고 보고 있다. 백도 이를 느끼고 있다. 166, 168로 최대한 버텼다. 승부수. 박민규 3단은 그냥 질 수는 없다며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신예의 패기가 느껴진다. 박민규는 신예 가운데에서도 돋보인다. 올해 45승 19패로 다승 부문 14위이고, 승률이 70%나 된다.
박정환 9단도 물러서지 않고 169로 끊어 패를 결행했다. 백으로선 178은 하고 싶지 않은 교환. 하지만 이 수를 두지 않고서는 패를 계속할 수가 없다. 184까지 흑을 최대한 괴롭히는 백.
흑이 185로 물러선 것은 냉정한 판단. 참고 1도처럼 흑 1로 두고 흑 3으로 두어도 흑 5가 선수여서 흑 9까지 흑이 이기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참고 2도처럼 백 2를 먼저 끊으면 백 8까지 흑이 감당할 수 없는 큰 패가 생긴다. 이것은 순식간에 형세 역전. 백은 마지막까지 지뢰를 숨겨 놓고 있었던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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