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사 무원스님, 신도들과 새해맞이 힐링 기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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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새해 힐링 기차여행을 떠난 부산 삼광사 주지 무원 스님과 신도들이 희망찬 한 해를 다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부산에서 출발한 이 기차는 경북 봉화군과 강원 태백시를 거쳐 16시간의 여정 끝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4일 오전 6시 반 부산 부전역을 출발해 강원 태백시의 추전역으로 가는 4803호 열차의 4호 칸. 레크리에이션을 담당하던 진행자가 두 손으로 머리를 콕콕 찍으며 외치자 수십 명의 신도들이 따라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 기차는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힐링 추억 열차’로 운행됐다. 부산 삼광사 주지 무원 스님과 신도 350여 명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뒤로 보내고 새해를 다짐하는 의미를 담은 열차 여행을 떠났다. 열차 한 칸에는 이 사찰의 어린이 뮤지컬 프로그램으로 인연을 맺은 다문화 가족 50명이 초청됐다. 삼광사는 등록 신도만 37만 명으로 국내 최대 사찰이다.
“올해는 소원 풀어주겠죠.(웃음) 가족이 함께 소중한 새해맞이 여행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주 씨)
이날 낮 2시경 열차가 경북 봉화군 분천역에 조성된 산타마을에 도착하자 열차 안에서 환성이 터졌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산타 모형, 눈썰매장 때문이다. 한 신도는 “부산에서는 눈 구경하기 힘들다”며 “새해에는 열심히 마음공부를 해서 오염되지 않는 눈처럼 하얀 마음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날 열차에서는 각 칸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교차로 진행됐다. 레크리에이션과 유랑극단의 짧은 공연, ‘70, 80 추억의 음악여행’ ‘한글소리와 건강 강좌’ 등이 16시간 운행하는 동안 열렸다.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는 열차 안은 세상의 축소판이기도 했다. 부산에 있는 사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 얘기도 나왔다.
막간 수다에 정치 얘기 한 토막도 빠질 수 없다. “부산은 김무성 인기가 문재인보다 낫제.” “대통령 욕만 해서 되나. 밑에서 너무 안 받쳐준다 이거 아이가. 내도 남편이랑 아들들이 도와줘야 집이 돌아가거든.”
열차는 오후 2시경 해발 855m로 국내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강원 태백시의 추전역에 멈추어 섰다. 30여 분의 휴식 뒤 부산으로 돌아가는 기차에서는 무원 스님이 신도들을 위해 ‘18번’인 가수 태진아의 ‘잘 살거야’를 구성지게 뽑았다.
“잘 사는 날이 올 거야/포기는 하지 말아요/저 높은 하늘을 봐요/우리의 꿈이 있잖아∼”
여기저기서 “우리 스님 멋쟁이”라는 말과 함께 앙코르 요청이 쏟아졌다.
부산=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