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슨 박사 영문편지 입수 공개
윤형원 아트뱅크 대표가 최근 수집한 올리버 애비슨 박사의 영문 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편지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작성됐으며 무장 독립운동을 추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한국 관련 해외 서지자료를 수집하는 윤형원 아트뱅크 대표는 “세브란스 병원 창립자이자 고종의 어의였던 올리버 애비슨 박사(1860∼1956)가 1944년 1월 한국기독친우회(the Christian Friends of Korea) 회원들에게 보낸 영문 편지를 최근 입수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기독친우회는 이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애비슨 박사가 설립한 미국의 한국 독립 후원단체. 애비슨은 캐나다 출신 선교사 겸 의사로 이 전 대통령과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청년 이승만이 개화 지식인으로 거듭날 때 애비슨 박사가 그의 상투를 손수 잘라준 일이 유명하다.
애비슨 박사는 편지 말미에 “과업을 수행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을 감안해 성의껏 기부해 달라”며 회원들에게 군자금 모집을 요청했다. 학계에서는 애비슨의 편지가 이 전 대통령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애비슨이 편지를 쓸 무렵 이 전 대통령은 미군 전략정보처(OSS)와 함께 한인 청년들의 후방 침투작전을 논의하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무장 독립운동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일본의 패전이 가시화되자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