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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비교과와 수학 잡아라

입력 | 2015-01-06 03:00:00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 예비 고1 대입전략




학교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과학실험을 하는 인천청라고 학생들.

최근 예비 고1 학부모들은 비상이 걸렸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기 때문. 특히 자녀가 어학연수를 다녀왔거나 평소 영어 실력이 뛰어난 경우, 영어에 경쟁력이 있는 외국어고나 국제고 진학이 확정된 경우엔 더 혼란스럽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학부모들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제의 도입으로 대입 판도가 크게 바뀔 조짐을 보이자 혼란스럽긴 마찬가지.

달라진 대입 정책에 따라 대학들은 입시 전형을 어떻게 바꿀지, 수시와 정시 모집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춰 준비해야 하는지, 앞으로 영어는 대입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인지 등 궁금증이 많다.

예비 고1의 대입 환경은 어떻게 달라질까. 어떤 전략을 세우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예비 고1 대입전략을 살펴보자.

수시모집 비중 커질 전망


영어 절대평가제도가 처음 적용되는 2018학년도 대입 환경은 어떻게 바뀔까. 수능 변별력이 떨어져 대입 수시모집의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대학들은 수능 성적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평가하기 어렵다.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해 수시모집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상위권 대학의 입학관계자는 “앞으로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대학들은 수험생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수시 전형을 개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 학력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못하도록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더 완화할 계획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선발하는 수시모집과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이 더 분리되는 입시 형태가 될 것”이라며 “수시와 정시 중 어떤 전형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미리 파악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교내 비교과 활동 준비해야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정부 방침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사실상 사라지게 되면 수시모집에선 학생부(교과, 비교과)가 절대적 평가요소가 된다.

일단 ‘내신 1등급’을 목표로 학교 시험에서 최대한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국 고등학교 수만 2300여 개. 각 학교에서 내신 1, 2등급을 받은 수많은 학생이 있고, 이들 간의 점수 차이도 크지 않다. 결국 학생부에 기재된 차별화된 비교과활동에서 수시모집의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차별화된 비교과활동을 하려면 빠른 진로 결정이 필요하다.

사공숙 서울 은광여고 3학년 부장교사는 “이번 겨울방학에 진로·적성 검사와 다양한 진로체험을 하면서 희망 진로와 전공을 미리 정해야 한다”면서 “진로를 빨리 정해야 고교 입학 후 어떤 교내 동아리에 가입하고, 어떤 교내 대회에 지원할지와 같은 비교과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기 쉽다”고 말했다.

비교과활동은 여러 교내 활동에 조금씩 참여하기보단 한 가지 활동을 꾸준히 하며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 좋다.

최영복 인천청라고 3학년 부장교사는 “최근 문예 창작활동이나 과학실험 등 한 가지 분야나 연구주제를 정해 결과물이나 보고서를 만든 학생들이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면서 “방학 동안 자신의 문·이과 성향을 파악해 입학과 동시에 관련 비교과활동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대학에서 수능과 내신으로 지원자의 영어 학습역량을 평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므로 영어 관련 비교과활동으로 영어실력을 어필하는 전략도 있다.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교내 영어 스피치, 에세이, 토론 대회와 모의유엔총회, 영어연극, 원서 읽기 등 영어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다.

수학 중요성은 그대로

대입 정시모집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제가 도입되고 2015학년도 수능에서 수학이 쉽게 출제되자 국어와 탐구과목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예비 고1 학부모가 많다. 하지만 입시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과목은 여전히 수학”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15학년도 수능에서 수학보다 국어 만점의 표준점수가 더 높게 나오자 국어 공부가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은데 그건 만점을 받는 최상위권 학생 기준”이라면서 “수능 모의고사 평균 2등급 수준에 있는 중상위권 학생들에겐 여전히 수학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과 학생이 선택하는 국어B, 수학A 조합이 그렇다. 2015학년도 수능은 국어B가 상당히 어려웠지만 2, 3등급 표준점수는 수학이 국어보다 높거나 큰 차이가 없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의 영향으로 인문계는 국어와 수학,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면서 “문·이과 중 어떤 계열을 선택하는지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중요한 수학을 예비 고1 겨울방학에 잡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승현 기자 hyun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