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비노 벼랑끝 대결속 ‘탕평 리더십’ 시험대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문 위원장은 두 번째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서 ‘계파주의 종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100여 일이 지났지만 취임 일성은 퇴색한 느낌이다. 2·8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은 더 깊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문 위원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면한 최대 과제는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치르는 것”이라며 “김대중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인 ‘통합’과 ‘혁신’을 살린 전대를 통해 계파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후보의 날 선 대결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지만 비노 진영은 불만이다. 문 위원장이 자제를 요청한 당권-대권 분리, 대선책임론 등은 모두 친노 좌장격인 문 후보를 겨냥한 의제들이기 때문이다. 한 비노 인사는 “문 위원장이 ‘문재인 편들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전대를 앞두고 문 위원장이 표방한 ‘탕평 리더십’이 위기를 맞은 것이다.
문 위원장이 처음부터 이런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있다. 계파 근절보다는 계파 나눠먹기를 용인했다는 얘기다. 지역위원장을 뽑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꾸릴 때 각 계파 수장들에게 위원 2명씩을 추천하라고 한 것이 그 단적인 예다. 갈등의 원천을 해결하기보다는 갈등을 일시 봉합하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분당과 신당 창당설만 나오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정대철 고문의 신당 논의에 대해 “이번 전대에 영향을 주려는 간접적인 선거운동이다.진짜 당을 구하려면 ‘탈당’ 혹은 ‘제3 신당’이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전대 이후에도 당이 온전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절실함이 아닐까. 하지만 문 위원장의 ‘말’만으로 소용돌이치는 당이 조용해질지는 의문이다.
문 위원장은 지난 연말에 처남 취업 청탁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총선 불출마설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인신공격성 비난을 무조건 수긍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고 설명하지만 당내 부정적 여론도 넘어야 할 산이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