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방백서]
2014 국방백서로 본 남북군사력
일각에서는 군이 북핵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한두 차례의 핵실험 이후 몇 년 만에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도 그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이 ‘임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북, 핵탄두 소형화로 남한 전역이 핵 사정권에
나라마다 다르지만 통상 핵탄두 소형화는 ‘지름 90cm, 무게 1t 미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핵탄두를 작게 만들면 탄도미사일에 실어 더 멀리 보낼 수 있어 위협적이다. 북한이 개발 중인 핵탄두는 700kg 안팎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이 규모의 핵탄두는 ICBM은 아니라도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 무게가 더 나갈 경우 노동미사일의 사거리(약 1300km)를 줄여도 한국의 대부분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합참 관계자는 “핵 탑재 미사일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리는 순간 남북 간 군사적 균형은 완전히 붕괴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언제 어디서든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있지만 한국은 제대로 된 방어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2020년대 초 구축될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나 킬체인(Kill Chain·북한의 핵 및 미사일 기지를 탐지 추적해 타격하는 시스템)도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집착하는 이유는 대미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한다면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이 남한에 대해 대규모 도발이나 전쟁을 벌이더라도 직접적인 북한의 위협에 직면한 미국이 한국 지원을 움츠리게 만드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백서는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의 종류별 사거리에 대해 2012년에는 ‘대포동 6700km’라고 기술했지만 이번 국방백서에선 ‘대포동 2호 1만 km’라고 밝혔다.
○ 신무기 개발, 재래식 전력 강화에도 골몰
재래식 전력도 계속 강화해 왔다. 방사포(다연장로켓)를 700여 문 늘린 것을 비롯해 포병 전력을 증강하고 일부 기계화 부대를 증편해 전차는 100여 대, 장갑차는 200여 대가 늘어났다고 백서는 명기했다.
또한 유사시 아군의 포격을 피하고 대규모 기습남침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인근 모든 전선에 특수부대 침투용 대기시설을 만들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전체 병력도 공군을 중심으로 2년 전보다 1만여 명 늘어났다”고 말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접경지역의 군사력 보강을 위해 12군단을 창설한 배경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로 나진과 하산특구를 중심으로 러시아,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대응해 군 차원의 국경 수비를 강화하는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일본의 독도 도발에 ‘엄중 대처’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