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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몇사람 사심때문” 반성없는 촌평… 朴대통령 침묵

입력 | 2015-01-07 03:00:00

[‘정윤회 문건’ 수사발표 이후]




朴대통령-金실장 ‘새해 첫 국무회의’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6일 청와대 위민관 영상국무회의실에서 열린 새해 첫 청와대-정부세종청사 간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왼쪽),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올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도 말을 아꼈다. 어떤 식으로든 전날 검찰의 ‘정윤회 동향’ 문건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의견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올해 경제를 회복시키지 못하면 우리 경제가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는다는 각오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말 ‘정윤회 문건’으로 촉발된 비선 논란과 권력암투설이 집권 3년 차 경제 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의 발목을 다시 잡는 것 아니냐는 답답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이 사건을 덮고 넘어갈 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수사 결과 발표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쇄신 요구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정 씨와 박 대통령의 측근 보좌진 간 회동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청와대 내부 기강이 무너지고 위기대응 능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로서 청와대의 위상도 추락했기 때문이다.

야당은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특별검사제 도입을 밀어붙일 태세다. 그만큼 선제적으로 쇄신책을 내놓아야 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윤두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예고 없이 춘추관을 찾았다.

윤 수석은 “몇 사람이 개인적 사심을 가지고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언론) 보도 전에 사실 확인 과정이 있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제 도약을 위해 매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 인사들이 벌인 일로 혼란을 초래했으니 윤 수석은 먼저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어야 했는데 언론 탓을 했다. 청와대나 국정 쇄신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청와대가 하루 만에 무대응 방침을 번복한 것은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수석의 발언이 있기 1시간 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언급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응이 ‘엇박자’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이는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 사태의 수습책을 놓고 고심이 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책임론과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의 역할 조정론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비서관을 인사위원회에서 배제하고, 안 비서관은 민원 업무만을 맡도록 해야 한다는 구체적 ‘재배치 방안’도 여권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앞두고 7, 8일 일정을 비웠다. 12일경 열릴 예정인 기자회견에 앞서 집권 3년 차 국정 메시지를 다듬기 위해서다. 이때 국정 쇄신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3년 차 순항 여부를 결정할 기자회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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