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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친인척 관리’ 업무범위 공방 예고

입력 | 2015-01-07 03:00:00

[‘정윤회 문건’ 수사발표 이후]
박지만에 靑문건 건넨 조응천 “사고방지 차원서 미리 정보 준것”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한 검찰 “민정비서관 업무를 왜 조응천이…”




검찰은 ‘정윤회 동향’ 문건을 작성하고 이를 박지만 EG 회장에게 건넨 행위를 ‘중대한 일탈행위’로 규정하고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을 기소했지만 양측의 시각차가 커 법정에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조 전 비서관은 박 회장에게 ‘비선(秘線) 보고’를 한 목적이 ‘경고 차원’이었다고 주장한다. 공직기강비서관의 업무 범위인 대통령 친인척 관리 차원에서 박 회장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인물들의 동향을 전달했을 뿐이기 때문에 공무상비밀누설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박 회장 측의 한 인사도 “주변 인물들의 동향을 알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단순히 감시만 하는 것보다 좋은 ‘관리’ 방법이다. 박 회장도 조 전 비서관으로부터 정보를 받으며 사람을 가려 만났다”며 조 전 비서관을 거들었다.

검찰의 대응 논리는 두 가지다. 우선 “대통령 친인척 관리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아닌 민정비서관실의 업무”라는 홍경식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서면진술을 토대로 조 전 비서관 주장의 대전제를 무너뜨리는 방법이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청와대에 사실 조회를 요청하는 등 ‘친인척 관리’ 업무의 범위와 주체를 명확히 할 계획이다. 만약 법원이 친인척 관리 업무를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소관으로 판단할 때엔 민간인인 박 회장에게 범죄 첩보와 탈세 정보 등 공무상 비밀을 넘긴 행위가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박 경정이 청와대 근무 시절 작성한 문건을 지난해 2월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에 옮겨놓은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인지도 쟁점이다. 문건 내용이 허위이고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았어도 대통령기록물로 볼 것인지를 두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검찰은 박 경정의 행동이 ‘사초(史草) 유출’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초에는 간혹 사실이 아닌 내용도 포함되지만 그 또한 후대에 나름대로 소중한 사료가 될 수 있는데 이를 마음대로 들고 나가 숨겨둔 것은 심각한 범죄”라고 말했다.

엇갈리는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해 박 회장과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주요 관련자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높다. 박 회장에게 전달된 문건의 건수를 놓고도 검찰(17건)과 조 전 비서관(6건)의 주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은 6일 이번 사건 재판을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김종호)에 배당했다. 법원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에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첫 공판준비기일은 이달 말경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조건희 becom@donga.com·신나리·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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