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주목! 이 정치인]<3>서청원 새누리 최고위원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올해는 정치의 힘을 경제에 올인(다걸기)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당도 (2017년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다”며 “당 지도부도 이런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최고위원은 요즘 밤 12시를 넘어서야 겨우 잠을 청한다고 한다. 국회 최다선인 7선으로,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이라는 정치적 중압감이 큰 탓이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도전이 무산된 뒤 자숙의 시간도 끝낼 때가 된 것이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다.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킨 뒤 정치 인생을 끝내겠다.”
실제 친박계와 김 대표는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급기야 서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재고하길 바란다”며 급제동을 걸었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거취는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표류하고 있다.
서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사전에 충분히 논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김 대표와 내가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박세일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당내 분란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앞으로는 최고위원회의에 자주 나와 선배로서 김 대표의 잘못된 부분은 시정하겠다고 했다.
사실 박세일 카드 외에도 4월 보궐선거 공천, 개헌 논의 등 화약고는 곳곳에 널려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승리 2주년을 맞아 열린 친박 중진 7인의 청와대 만찬 회동이 분수령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대표에 대한 ‘6개월 허니문’ 기간이 끝났다는 말도 있다. 두 사람 모두 ‘YS(김영삼 전 대통령) 민주계’ 출신이지만 다른 길을 가게 된 것.
그는 “김 대표가 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의원들과 소통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며 “최고위원들과도 사전에 충분히 의논하고 협의를 통해 양해를 구하면서 합의를 하면 된다”고 했다. 다만 그는 김 대표를 향해선 “지도자는 (대권) 욕심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심장한 주문을 했다.
그는 “누가 2017년 대선에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여야를 뛰어넘는 그의 정치력에 2017년 대선 정국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는 지난해 말 토론회를 열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권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당시 서 최고위원은 손사래를 쳤지만 그의 ‘킹 메이커’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