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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독주 막겠다” 목소리 키우는 친박 맏형

입력 | 2015-01-07 03:00:00

[2015년, 주목! 이 정치인]<3>서청원 새누리 최고위원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근혜 정부를 뒷받침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사명이다.”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올해는 정치의 힘을 경제에 올인(다걸기)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당도 (2017년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다”며 “당 지도부도 이런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최고위원은 요즘 밤 12시를 넘어서야 겨우 잠을 청한다고 한다. 국회 최다선인 7선으로,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이라는 정치적 중압감이 큰 탓이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도전이 무산된 뒤 자숙의 시간도 끝낼 때가 된 것이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다.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킨 뒤 정치 인생을 끝내겠다.”

하지만 여당 내 친박의 지위는 이중적이다. 박근혜 정부를 창출한 공신이면서도 당내에선 비주류다. 서 최고위원을 포함한 친박 의원들은 ‘김무성 대표 체제’에선 비주류 신세다.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 친박의 위상은 더 추락할 공산이 크다. 당 안팎에서는 서 최고위원이 제대로 친박계를 추스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친박계와 김 대표는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급기야 서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재고하길 바란다”며 급제동을 걸었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거취는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표류하고 있다.

서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사전에 충분히 논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김 대표와 내가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박세일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당내 분란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앞으로는 최고위원회의에 자주 나와 선배로서 김 대표의 잘못된 부분은 시정하겠다고 했다.

사실 박세일 카드 외에도 4월 보궐선거 공천, 개헌 논의 등 화약고는 곳곳에 널려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승리 2주년을 맞아 열린 친박 중진 7인의 청와대 만찬 회동이 분수령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대표에 대한 ‘6개월 허니문’ 기간이 끝났다는 말도 있다. 두 사람 모두 ‘YS(김영삼 전 대통령) 민주계’ 출신이지만 다른 길을 가게 된 것.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당대표의 독선과 독주를 막고 민주적으로 당을 이끌어가자는 뜻에서 집단지도 체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대표가 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의원들과 소통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며 “최고위원들과도 사전에 충분히 의논하고 협의를 통해 양해를 구하면서 합의를 하면 된다”고 했다. 다만 그는 김 대표를 향해선 “지도자는 (대권) 욕심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심장한 주문을 했다.

그는 “누가 2017년 대선에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여야를 뛰어넘는 그의 정치력에 2017년 대선 정국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는 지난해 말 토론회를 열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권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당시 서 최고위원은 손사래를 쳤지만 그의 ‘킹 메이커’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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