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탈영병 中주민 살해 파문] “자국민 살해 사건 덮으면 안돼” 환추시보 등 대대적으로 보도 中북한전문가 “지난 10년 최악 사건”… 누리꾼 “독재정권 지지, 화 부를것”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자매지 환추시보 6일자 지면에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진 북한 탈영병의 중국주민 살해사건이 1개면에 걸쳐 소개됐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6일 ‘한국 동아일보에 따르면’이라고 출처를 적시한 뒤 ‘조선 도망병, 중국인 4명 총으로 살해’라는 제목으로 사건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는 심층 분석 기사를 실었다. 외국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관영 매체가 출처까지 밝히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환추시보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사설까지 실었다. 사설은 “북한 병사의 조선족 살해 사건 같은 일을 한국 신문이 보도한 것을 보고 중국인들이 알아서야 되겠느냐”며 “동아일보가 보도하기 전 관계 당국은 아무 소식도 내놓지 않았다. 범인이 북한 정부나 국민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법에 따라 처벌될 범죄자인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중조(북-중)관계에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따졌다. 비록 북-중 관계가 민감하지만 자국 국민이 살해된 사건을 덮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곁들였다. 신문에 인용된 랴오닝(遼寧) 성 사회과학원 북한 문제 전문가인 뤼차오(呂超) 연구원의 말은 이렇다. “과거에도 북-중 국경에서는 무장한 북한 사람들이 넘어와 주민들을 약탈하는 일이 빈발했고 이 과정에서 국경 수비대원 등 중국 측 사상자가 나왔지만 최근에는 그나마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거 10년간 보지 못한 가장 잔인한 악성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에서는 정부의 강경 대응을 촉구하거나 북한에 반감을 나타내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추이청하오(崔成浩)라고 실명을 밝힌 누리꾼은 “조선 군인이 우리 국민을 해치는 사건은 여러 차례 있었다. 배은망덕한 자들의 행위를 참고 넘어가면 호랑이를 길러 화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변방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선진 장비를 변방에 구축하자”는 제언부터 “북한은 지금 산 도적과 마을 도적의 구별도 없는 국가다”라는 비난까지 다양한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중국 정부에도 “계속 악명이 높은 독재정권을 지지하면 조선의 보통 백성들도 분개해 화를 키우고,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