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북한은 조속히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와 우리와 한반도의 평화 정착 및 통일을 위한 구체적 사업을 실질적으로 처리해주기 바란다”며 대화 를 촉구했다. 북한 김정은은 우리 측 통일준비위원회의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의에 대해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어제 중국도 “조한(북한과 한국) 쌍방이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 선의와 적극적인 신호를 보낸 것을 환영한다”며 남북 대화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남북 간 대화의 문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대화 공세를 하면서도 핵개발과 군사력 증강을 멈추지 않는 집단이다. 국방부는 어제 발표한 ‘2014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2006년 북의 첫 핵실험, 2013년 3차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대남 핵위협이 가시화됐다고 공식문서에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 2012년 국방백서에는 북의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만 들어 있을 뿐 핵무기 소형화 언급은 없었다.
역대 정부가 말로만 북핵 불용(不容)을 되뇌는 사이, 핵 위협은 우리의 현실로 닥쳐왔다.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해 주한미군의 억제력을 유지하게 됐지만 북핵과 미사일 방어능력에선 걸음마 수준이다.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나 킬체인 구축은 2020년대 중반에나 가능하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핵 이외에도 각종 대남(對南) 공격 수단을 확충하고 있다.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개발하는 징후가 포착됐고 고속침투용 특수선박 등 신무기 개발도 무서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