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의 눈물2]“택배 5일까지 찾아가 달라” 부탁했다가… 30대, 관리실에 “해고하라” 전화… 겁먹은 60대 경비원 되레 사과
60대 아파트 경비원이 ‘택배를 찾아가라’고 했다가 30대 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이 주민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 반경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조모 씨(65)는 주민 박모 씨(35·회사원) 집에 인터폰을 걸어 “택배를 찾아가라”고 했다. 박 씨 아내가 “내일(5일) 찾아가겠다”고 하자 조 씨는 “5일 오전 9시까지 찾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던 박 씨는 인터폰을 넘겨받아 반말조로 조 씨에게 항의했고, 박 씨의 거친 어투에 조 씨는 사과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사건은 동료 경비원이 아파트 인터넷 모임에 올려 알려졌고 조 씨의 큰아들(43)은 박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파문이 커지자 박 씨는 6일 전남 영광의 한 병원에 입원한 조 씨를 찾아가 사과했다. 조 씨의 부인(65)은 “큰아들보다 어린 주민에게 멱살을 잡힌 남편이 우울증에 걸릴까봐 걱정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박 씨를 상해 혐의로 7일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가 홧김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