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 “자연성 훼손” 비판 “하류물 퍼올려 흘리는 ‘역펌핑’… 콘크리트 어항 만들기에 불과” 年 수억원 전기-수도료도 부담
도림천. 관악구 제공
그렇다면 마른 도림천에 흐르는 물 3만 t은 어디서 왔을까. 이 물은 서울 성산대교 부근에서 펌프로 끌어올려 도림천 상류인 서울 신림동까지 가져와 흘려보낸 하천유지용수다. 하천의 기본 유량을 유지하기 위한 물을 퍼 올려 하류에서 상류로 보내는 ‘역펌핑 방식’이 활용된 것. 2005년 청계천 복원 때도 같은 방식이 이용됐다.
이는 도림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7일 서울시의 ‘생태하천 유지용수 현황’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서울시가 복원을 마치거나 진행하고 있는 19개 하천 가운데 도림천 등 15개 하천에 역펌핑 방식이 활용됐다. 가장 많은 물을 끌어온 곳은 노원구를 흐르는 당현천으로, 매일 4만4000t의 유지용수가 필요하다. 문제는 비용이다. 관악구는 연간 전기요금 1억 원과 수도요금 1억6000만 원을 지출한다. 또 한강 본류가 오염되면 물을 끌어 쓰는 하천 수질도 함께 더럽혀질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하천 복원 때 ‘혼합 방식’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미 개발이 이뤄진 도시 특징을 감안해 ‘역펌핑’으로 한강 등에서 용수를 끌어오고 여기에 기존 수원(水源)을 이용해 자연수를 공급하는 것이다. 김영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당장 물이 부족한 하천 복원은 역펌핑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앞으로는 충분한 사전 검토를 통해 최대한 자연성을 갖출 수 있는 방법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