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강민호, 직구 던지라고 협박”
새하얀 유니폼을 내려다보는 표정이 어색해 보였다. 김승영 프로야구 두산 사장이 유니폼 상의 단추를 채워주는 동안 장원준(30)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부산에서 자라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한 그는 올 시즌 처음으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다.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장원준은 진짜 ‘곰’이 됐다.
“(강)민호를 상대 타자로 만나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 장원준은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고 했다. 오래 몸담았던 팀을 떠났기에 “롯데와 맞대결을 하면 청백전을 하는 느낌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절친했던 강민호(30)와의 대결에 대해 장원준은 “시즌 때 내가 직구를 안 던지면 방망이를 던지겠다고 하더라. 직구를 던져야 할 것 같다. 홈런을 맞으면 다음 타석 때 데드볼을 던지겠다”며 웃었다.
롯데의 88억 원 제안을 뿌리치고 84억 원(4년)에 두산과 계약한 장원준은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고의 이슈였다. 투수로서 역대 최고 FA 계약 금액을 기록한 그는 2013년 당시 역대 FA 최고액(4년, 75억 원)을 기록한 강민호가 ‘먹튀’ 논란에 시달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만큼 부담이 크다. 투수 FA들이 이적 후 성적 부진에 시달렸던 전례를 깨는 것도 과제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