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5일째…희망이 피어오른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세종시 인근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에서 몸속 일산화탄소를 측정하는 검사를 받고 있다. 몸속 일산화탄소 양을 토대로 니코틴 의존 여부를 알 수 있다. 세종=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13년 11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받고, 인사청문회 준비로 정신이 없었던 어느 날 임종규 건강정책국장(현 대변인)이 나를 찾아왔다. 임 국장은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후보자님, 담배는 꼭 끊으셔야 합니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피워온 담배는 내가 가장 선호하는 스트레스 해소법. 박사 논문 준비로 매일 밤 도서관에서 지내던 시절에도 나는 담배로 스트레스를 이겨냈다.
그동안 담배를 끊으려는 시도를 아예 안 했던 건 아니다. 2010년 당시 몸담았던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휴가를 얻어 미국 캘리포니아로 갔을 때 6개월 정도 금연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 업무로 바빠지면서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다.
그러던 중 복지부는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성인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담뱃값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서민 증세 논란이 있었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공감했고, 힘을 실어주셨다. 그리고 올해 담뱃값은 인상됐다.
“아빠가 건강에 안 좋다고 담뱃값 올렸으니, 이제 담배 끊으세요”라고 말하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에게도 “이제 아빠 담배 안 피울 거야”라고 자신 있게 말해야 할 것 같다.
8일 세종시 인근 보건소에 마련된 금연 클리닉에 가서 금연 상담과 니코틴 의존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를 했다. 또 각종 금연 보조제도 무료로 받았다. 금연 클리닉의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매우 잘 짜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나도 이 프로그램을 잘 따르면 6개월 뒤에는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문형표 복지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