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약체인 오만-쿠웨이트전, 공격성향 박주호나 이명주 적당 호주전엔 수비형 한국영 꼽혀
기성용은 한국의 중원 사령관으로 경기를 조율한다. 10일 오후 2시(한국 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A조 리그 1차전엔 기성용이 출전할 수 있어 한국은 한층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기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다시 시작된다. 기성용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것.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쓴다. ‘2’에 해당하는 두 명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중원에서 수비도 하고 패스로 공격의 맥을 풀어주기도 한다. 호흡을 맞출 파트너의 활약에 따라 그의 플레이는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기성용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한국영은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다. 한국영이 수비에 치중하면 기성용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한국영은 안정적이면서도 저돌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 준다. 왼쪽 윙백이면서 미드필더로도 활약이 가능한 박주호는 왼쪽 공격수 손흥민(23·레버쿠젠)과의 콤비 플레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왼쪽 날개로 자주 나서는 손흥민은 주로 왼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간다. 이때 박주호가 손흥민이 비운 왼쪽 공간을 채우며 지원사격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호를 왼쪽 수비수와 미드필더 중 어디에 배치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박주호를 미드필더로 기용하면 왼쪽 수비수로는 김진수(23·호펜하임)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진수는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해 다소 불안해 보이는 게 흠이다.
이명주는 공격 본능을 갖춘 미드필더다. 패스가 좋고 공간 침투 능력이 뛰어나다. 기성용과 함께 선다면 세밀한 패싱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미드필더가 자꾸 전진할 경우에는 수비 라인과 공간이 벌어져 미드필드에서의 압박 플레이가 실패할 수 있다. 이렇게 중원을 내주게 되면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이 상대 팀에 따라 이들 3명을 잘 활용할 것이다. 호주같이 파워가 넘치고 수비보다는 공격적으로 나오는 팀이라면 한국영을 내세워 수비를 강화하는 게 좋고, 오만 쿠웨이트 등 약체를 상대로는 박주호나 이명주를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도 생각이 비슷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국내 리그를 마친 선수와 시즌 중에 온 해외파 선수 등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고르지 않아 첫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오만전에서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