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방 원년… 농민 고령화로 위기 ‘제2 새마을운동’으로 경쟁력 키울 터”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업시장 개방 등에 대응해 국내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농업 개방과 농촌 고령화에 대비해 상반기(1∼6월) 중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이 이런 생각을 밝힌 것은 우리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쌀 시장을 개방하며 농업 대국인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과 각각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앞두고 있다. 반면 농촌에서 60세 이상의 농업경영주가 전체의 65%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970년대에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저수지를 만들고 농업을 기계화하며 통일벼 같은 품종을 보급하는 등 농업과 농촌을 개혁해 식량 자급에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또 다른 20∼30년간 농업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이 장관이 꺼낸 대표적 키워드가 바로 지속가능한 농업이다.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논을 밭으로 바꿔 생산성을 높이는 구상을 소개했다. 현재 우리나라 논의 95%에서는 기계화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 벼농사는 대부분 10ha 이상의 대규모 논에서 이뤄져 생산성이 높다. 하지만 밭농사는 여전히 2∼5ha의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이 장관은 “논에 배수 작업을 하면 과잉 생산되는 쌀의 생산량을 줄이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콩과 옥수수 등을 국내에서 더 많이 재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작물의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안전한 국산 농작물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예전에는 60%에 이르렀지만 최근 10%로 떨어진 보리와 밀 등의 재배를 늘리면 논의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