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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 산업심리학과, 세상의 기본과 자신의 길 일깨워주는 이 학문, 4년간 배우면…

입력 | 2015-01-12 22: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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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산업심리학과 2학기 전공경진대회에서 2학년 김미소 학생이 ‘조직심리학’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산업심리는 실용학문이다.

“학술제 참가 덕분에 오늘이 있었다.”
논산 백제병원 정신보건임상심리사로 근무 중인 호서대 산업심리학과 08학번 졸업생 엄단비 씨의 말이다. 학술제는 산업심리학과 학생들이 한 학기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연구한 성과와 동아리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일종의 공부축제. 엄 씨는 학술제에 참가해 최고상을 받은 성취감을 바탕으로 버티기 힘들다는 1년 동안의 무급 병원실습을 마친 후 국가자격증인 정신보건임상심리사를 취득해 취업에 성공했다.

엄씨가 학술제에 참가해 논문수준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심리학과의 팀제를 기반으로 한 PBL(Problem Based Learning:현실 생활의 문제에 직면해 참고 자료를 발굴하고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는 수업 방식) 덕분이었다. 산업심리학과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팀을 짜 과제를 해결하는데, 조직 내에서 개인에게 주어진 역할 수행에 대한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는 효과가 있다. 이런 수업을 많이 받았던 4학년 나은찬 씨는 “팀제 활동을 통해 조직의 큰 흐름을 보는 법, 문제점을 찾으려는 태도, 문제 해결을 위한 증거를 막연한 생각이 아닌 데이터로 제시하는 방법 등을 배웠다”고 말한다.

2014년 8월에 열린 진로 및 직업심리서비스 전문인재 양성사업단 리더십 캠프에서 산업심리학과 교수 및 학생들이 산업심리학과 동문인 백선형 위드씨에스 컨설팅 대표에게 팀 활설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차별화한 방법으로 현장 맞춤형 응용학문인 산업심리학을 가르친 결과 전국 동종학과 취업률 43.5%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학과의 2012~2014년 평균 취업률은 63.1%, 6개월 이상 취업이 유지되는 유지 취업률은 81.8%로 나타났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코칭을 전문으로 하는 ‘인 코칭’에 인턴으로 들어가 정규직으로 채용된 11학번 이유정 씨는 “대학의 ‘인적자원개발’이란 과목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교육기획팀에서 교육생들의 직무역량과 개인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무리 없이 제공할 수 있었다”고. 학과는 3, 4학년을 대상으로 2013년 22명, 2014년 25명을 유관회사에 인턴으로 내보냈는데 실무능력을 인정받아 정규직 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서대 산업심리학과는 지방에 개설된 유일한 산업심리전공 학과다. 커리큘럼은 ‘상담심리학’과 ‘인사(조직)심리학’ 전공으로 나뉜다. 1학년 때는 기초심리학과 응용심리학 등 심리학 기초와 인성을 쌓고 2학년부터는 상담과 인사에 기본이 되는 과목인 ‘상담이론과 실제’ ‘성격심리’ ‘인사심리’ ‘조직심리’ 등의 과목을 배우도록 해 전공 탐색 기회를 제공한다. 3, 4학년 때는 상담트랙의 경우 ‘집단상담’ ‘스트레스와 정서노동’이 주요 과목이고 조직 트랙은 ‘인적자원개발’ ‘직무분석과 역량모델’ 등이 필수 과목이다.

산업심리학과에는 6명의 산업심리전공 교수와 3명의 산학협력전문교수가 있다. 교수들이 꼽는 이 학과의 강점은 교수 간의 화합. ‘늘품제’는 2013년 신입생들의 대학 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학생회의 제안으로 시작됐는데 교수들이 더 체계화시켰다. 늘품제는 2학년 선배가 멘토로 나서 신입생 5명을 관리하는 제도. 멘토와 멘티들은 1주일에 한 번꼴로 만나 대학생활에 대한 각종 정보를 주고받으며 개인적인 일까지 털어놓는다고. 학과장인 차경호 교수는 “모든 신입생들이 늘품제에 참여한다. 아웃사이더로 돌다가 적응을 못해 자퇴하는 학생을 막기 위한 것이다. 선배들의 관심, 동기끼리의 우정. 교수들의 애정이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신입생들은 자연스럽게 끈끈하고 정이 있는 과 분위기에 스며들어간다”고 설명한다.

“산업심리학은 인문계 전공 가운데 경영학 다음으로 연관된 분야가 많은 실용학문임”을 강조하는 차경호 호서대 산업심리학과 교수. 호서대 산업심리학과는 지방에 개설된 유일한 산업심리전공 학과다. 심리학과 유일의 특성화학과로 선정됨으로써 우수 신입생을 더 불러모을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중물 장학제도’에는 교수들의 제자사랑이 들어있다. 차 교수는 “학비를 벌기위해 밤샘 아르바이트하는 학생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학과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학과는 특성화사업에서 지원받는 자금으로 매학기 2500만 원을 ‘마중물장학금’으로 책정해 2014년 2학기 때 32명의 학생에게 50만~100만 원씩을 지급했다. 학과의 지난 5학기 장학금 지급률은 75%, 장학금 평균은 144만 원에 달한다. 학생들은 또 월 30만 정도 들어가는 해커스 토익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듣는데 교수들이 낸 발전기금에서 비용을 충당한다.

산업심리학과 2014년 입학성적은 수능 평균 3.2 등급으로 학교 내 최상위권. 지방 유일의 산업심리학과라는 희소성과 여학생들의 산업심리에 대한 선호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4년에는 50명의 입학정원 중 74%인 37명을 수시에서 선발했다. 한영석 교수는 “지원자 대부분은 산업심리학에 대한 이해와 진로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어 수시 선발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한다. 산업심리학과는 우수한 교육환경과 미래비전을 인정받아 2014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에서 심리학 분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는데 충실한 교육을 바라는 우수 신입생들을 모을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심리학과 04학번 졸업생으로 비룡중학교 상담교사로 재직 중인 이기훈 교사는 “자아성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전공과 무관한 직업을 갖고 있는 동문들도 산업심리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뛰어난 조직적응력과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심리학과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은 ‘세상의 기본’을 아는데 관련이 있고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자신에게 맞는 길을 가게 해 준다”며 산업심리학의 효용이 널리 알려지길 원했다.

천안=이종승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