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코트로 돌아오라는 뜻 아닐까요?”
올 시즌 ‘별 중의 별’로 뽑힌 오세근(28)은 올스타전 팬 투표 1위 비결을 이렇게 해석했다. 그는 부상으로 코트를 비웠는데도 1위를 한 것에 쑥스러워했다. 자신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조기 전역한 그는 복귀한지 약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28일 경기 중 왼쪽 복사뼈가 골절됐다. 이후 그의 소속팀 인삼공사는 13승 21패로 하위권(8위)을 맴돌고 있다. 그는 “의욕이 너무 넘쳤던 것 같다. (입대한 뒤) 팬들의 함성을 듣고 싶었고 코트에 서고 싶은 욕심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열린 올스타전에서 오세근은 40여 일 만에 팬들 앞에 섰다. 재활기간에도 하루 6, 7시간씩 훈련을 한 오세근은 “나도 팀도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복귀하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게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스타전에서 몸을 푼 오세근은 14일 인천에서 열리는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복귀를 앞둔 지금 소속팀의 상황은 더 나빠졌다. 최근 5연패의 늪에 빠진데다 잇따른 부상 악재에 ‘부상병동’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주장 양희종(31)은 1일 경기 도중 각막을 다쳐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오세근은 “깨진 복사뼈 조각들이 붙고 있는 상태라 아직 통증이 남아있지만 참고 뛰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세근의 2015년 목표는 ‘부상 없는 한 해’다. 그는 “아직 6강 진출을 포기하기는 이르다. 조바심이 들수록 탈이 나지 않게 차근차근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리하지 않겠다”는 말을 거듭하던 그는 “근데 일단 코트에 들어가면 자꾸 잊어버린다. 아픈 것도 잊고 정신없이 뛰다가 경기가 끝나면 죽을 것처럼 힘들다”며 웃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