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내국인 면세점이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면세 담배를 사기 위한 이용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국산 담배 에쎄 시중가는 10갑 한 팩에 4만5000원으로 올랐지만 이곳 면세점은 종전 가격 1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시중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값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담배를 사려는 이용객이 면세점에 몰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2∼3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측은 판매량을 1인당 10갑 한 팩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공기를 함께 탑승하는 동료나 지인에게 담배 구입을 부탁하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선물용으로 구입하고 일이 늘고 있다. 이처럼 담배 매장에 이용객이 몰리면서 제주특산물 판매점이나 명품 매장 등은 오히려 한산하게 느껴질 정도다.
JDC 관계자는 “담배가격 인상이 알려진 지난해 말부터 담배 매장에 이용객이 몰리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있지만 내국인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횟수(연간 6회)와 한도(회당 600달러)가 정해졌다. 제주 여행에서 담배 한 팩을 사면 면세점 이용 횟수로 계산되기 때문에 정작 필요할 때 면세물품을 사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면세점 담뱃값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자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강증진부담금, 폐기물부담금 등의 명목으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폐기물부담금은 시행령으로 가능하고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 담배의 면세한도를 현행 한 팩에서 5갑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