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기자.’ 언론계에선 청와대 출입기자를 이렇게도 부른다. 대통령을 취재하는 만큼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역량이 뛰어난 기자가 통상 청와대를 맡기 때문이다. 선망의 대상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청와대 브리핑룸이 있는 춘추관에서 주로 전화취재를 하거나 취재원과 식사를 하며 권력의 동향을 파악할 뿐 요즘엔 비서실을 출입하는 건 꿈도 못 꾼다. 대통령은 주요 행사의 풀 기자가 될 때나 볼 뿐이다.
▷민주화 이전 정부는 비우호적인 기자의 청와대 출입을 사실상 불허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비서실 방문취재를 금지했다가 언론이 반발하자 오전과 오후 1시간씩 허용했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의 사무실 출입을 완전 금지시킨 대통령이 노무현이다. 취재선진화란 미명 아래 개방형 브리핑룸을 도입했지만 실은 ‘기자실 대못박기’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색깔 지우기’에 열심이었으나 출입기자 통제는 이어받았다. 현 정부도 다르지 않다. 언론이 불편한 건 어느 정권이든 마찬가지다.
한 기 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