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아시안컵 킬러’ 이동국이 대표팀에 전하는 메시지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36·전북현대·사진)에게 아시안컵은 특별했던 기억이다. 그는 자신에게는 어쩌면 현역 마지막 무대가 됐을지도 모를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9∼31일·호주)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최종 엔트리 발표 직전까지도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이동국은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못했다. 10월 말 뜻하지 않게 찾아온 오른 종아리 근육 파열 때문이었다. 혼신의 힘을 쏟았으나 정상 컨디션을 만들기까지 시간은 너무 짧았다.
사실 이동국은 ‘아시안컵 킬러’다. 103차례의 A매치에서 33골을 올린 그는 이 중 10골(15경기)을 아시안컵에서 뽑았다. 2000년 레바논대회 때는 득점왕(6골)을 수상했다. 그가 합류했더라면 대표팀의 ‘킬러 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조금은 희석될 수 있었다.
“조금 무리했다면 (호주대회에) 나설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내게도, 특히 대표팀에도 도움이 될 수 없었을 거다. 내 욕심으로 전체가 피해를 보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는 그는 한 가지는 꼭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끈끈함이다. 이동국은 “경기력이 좋아도 비기거나 진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많은 골보다 한 골이라도 넣어 지켜내는 끈끈함이 중요하다. 언제는 대량 득점을 하고, 다른 날은 침묵하면 팀 관리가 어려워진다”며 “꾸역꾸역 계속 이기는 팀이 진짜 강자다. 또 계속 리드하는 경기를 해야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다. 따라가는 경기는 모두를 어렵게 한다”고 조언했다.
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