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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이슬람 vs 포용…두쪽 난 유럽

입력 | 2015-01-14 03:00:00

[佛 연쇄테러 이후]
獨 反이슬람 집회 2만5000명 모여… 유럽 극우정당들 활동반경 넓혀
포용 촉구 시위도 獨전역서 일어나… 메르켈 “무슬림도 독일의 한 부분”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이후 전 유럽이 이슬람 찬반 시위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 테러가 표현의 자유라는 ‘서구적 가치’를 정면 공격했다는 점에서 종교적 철학적 사회적 정체성을 둘러싼 ‘문화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고 12일 분석했다.

12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반이슬람 시위인 페기다(PEGIDA·유럽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 월요 집회에는 역대 최다인 2만5000명이 참가했다. 첫 시위(지난해 10월)가 불과 350명으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석 달 만에 유럽을 들썩이게 하는 대형 집회로 변모한 것이다. 40, 50대 남성이 대부분이었던 12일 시위 참가자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독일 국기와 이민자에게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루츠 바흐만 페기다 설립자(42)는 “이번 테러로 페기다가 존재할 이유가 입증됐다”며 이민 규제 강화를 외쳤다. 드레스덴 출신인 그는 광고회사를 운영하다 지난해 10월 페기다를 설립했다. 슈피겔은 대도시와 달리 드레스덴이 시골 마을이 많은 작센 주 주도인 데다 옛 동독 지역으로 경제개발에서 소외됐다는 주민 불만이 커 독일 반이슬람의 근거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주변국도 들썩였다. 네덜란드 언론은 11일 이슬람을 파시스트 종교라 부르는 극우 선동가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의 지지율이 최근 1년간 2배 늘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연일 ‘반이민, 사형제 부활’을 외친다.

하지만 ‘관용’과 ‘포용’을 강조하는 반페기다 집회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동독 민주화운동과 평화통일 월요기도회의 산실이었던 라이프치히에서는 12일 약 3만 명이 관용의 가치를 촉구하는 시위를 했으며 뮌헨 2만 명, 하노버 1만7000명, 베를린 5000명 등 하루 동안 독일 전역에서 10만 명의 시민이 반페기다 집회에 참여했다고 dpa는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날 페기다를 강력히 비판하며 “무슬림도 독일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 주요 각료, 기독교 지도자들은 13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열리는 이슬람 관용 집회에 참석한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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