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뒷談]金, 與인사에 전해들은 얘기 메모 “너무 황당… 일절 대응 않겠다” 첫 발설자는 靑행정관으로 알려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라고 적힌 메모를 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뉴스웨이 제공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김 대표의 수첩에는 ‘문건 파동 배후는 K와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수첩 내용만 놓고 보면 문건 파동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 암투가 벌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 메모에는 ‘이준석, 손수조, 음종환, 이동빈, 신’이라는 5명의 실명도 적혀 있다. 이준석과 손수조는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과 당협위원장이고 음종환과 이동빈은 현재 청와대 행정관이다. ‘신’이라고 적힌 사람은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건 유출의 ‘배후’로 지목된 김 대표와 유 의원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며 “확인되지도 않은 말을 했는데 대응하는 것도 우습다”고 말했다. 유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그런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는데 너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내용을 전해들은 유 의원은 6일 안봉근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얼마 전 모임에서 들은 것을 메모한 것이나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적어 놓기만 했다”며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우연히 넘기다가 찍힌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배후 발언의 발설자로 지목된 인사는 ‘정윤회 비선 의혹’ 당시 논란이 됐던 소위 ‘십상시’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음종환 행정관이다. 음 행정관은 이날 통화에서 “한마디로 너무 황당하다”며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할 이유도 없고 너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와 유 의원은 원래 친박(친박근혜)이었지만 요즘 친박과 거리를 두고 있다. 청와대와 상당히 껄끄럽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친박계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고 유 의원은 5월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있지만 김 대표와 유 의원이 거론된 것 자체가 청와대와 김 대표 체제 여당의 불편한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