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성장 中대신 동남아 선택… 2014년 현지 신설법인 588개 사상 처음 中 신설법인수 추월… 유통-외식업계도 속속 진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신규로 진출한 국내 기업 수가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기회의 땅 중국’만을 외치던 국내 기업들이 최근 동남아 공략에 몰두하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14일 한국수출입은행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9월까지 동남아시아에 새로 설립한 한국 법인 수는 588개로 같은 기간 중국에 설립한 국내 법인 수(527개)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임영석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정책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뀐 이후 중국 시장에서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과당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처럼 강력한 토종기업이 없다는 것도 한국 기업들이 동남아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는 올해를 동남아시아 진출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마트는 우선 올해 11월 호찌민 시 고법 지역에 단독 점포 형태로 동남아시아 1호점을 낼 계획이다. 이를 시작으로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진출한다는 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약 10개의 롯데마트(기존 점포 48개)를 추가로 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문을 연 65층짜리 ‘롯데센터 하노이’처럼 백화점과 마트, 호텔을 한꺼번에 입주시키는 대형 복합쇼핑몰도 조만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베트남에 ‘현대홈쇼핑’을 진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외식업계도 분주하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 집중했던 미스터피자는 올 상반기(1∼6월)에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3개국에 잇달아 직영 매장을 낸다. 이달 들어서는 커피 브랜드 ‘카페베네’가 태국과 라오스에, ‘봉추찜닭’이 캄보디아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각각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