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부는 아직 출범도 안했는데 벌써 어려운 숙제가 주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당직자는 14일 이렇게 한탄했다.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11일 탈당해 진보 성향의 국민 모임에 합류하면서 4·29 보궐선거의 지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정 전 고문 측은 “3월 말까지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해 4월 보선에 후보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통합진보당의 해산 결정으로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구을 등 3곳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현재로선 여당인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의 새정치연합, 정의당, 옛 통진당 세력, 국민모임 신당이 참여하는 ‘1대 4 대결’ 구도다.
새정치연합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보선 3곳 중 2곳은 얻어야 이겼다고 볼 텐데 지금의 (야당이 많은) 구도로는 쉽지 않다”며 “야권 연대를 시도할 경우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안방인 광주도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광주에 사무실을 내고 지역을 다져온 천정배 전 의원의 신당 합류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천 전 의원은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2·8전대 이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광주 징발설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만약 광주에서 진다면 당내 호남·중도세력의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며 “새 지도부의 첫 관문인 4월 보선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