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질랜드에서 가족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을 치르지 않는 가정이 늘고 있다. 비싼 장례식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특히 시신을 의학연구용으로 병원에 기증하는 저소득층 가정이 늘었다고 현지 뉴스사이트 스터프가 12일 보도했다.
뉴질랜드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8000∼1만1000뉴질랜드달러(약 668만∼918만 원). 가장 저렴한 관을 선택하고 조화 장식을 하지 않아도 최소 6000뉴질랜드달러(약 500만 원)가 든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장 비용만 5000뉴질랜드달러(약 417만 원)에 이른다.
뉴질랜드의 장례 문화를 연구하고 있는 뉴질랜드 캔터베리대의 루스 맥마너스 박사 연구팀은 “유명무실한 보조금 제도가 저소득층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부가 주는 보조금은 최고 2000뉴질랜드달러(약 167만 원)로 장례식 기본비용에 훨씬 못 미친다. 맥마너스 박사는 “보조금은 고인의 생전 소득에 따라 결정되는데 대부분 소득이 없거나 낮다”고 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