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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도민-운송업자, 항공기 직접 띄울 수 있을까

입력 | 2015-01-15 03:00:00

‘하늘버스협동조합’ 17일 창립총회… 연내 인허가 받아 항공기 취항계획
“대규모 자본 필요”실현가능성에 의문




관광객이 크게 늘어 지역 주민의 국내선 항공기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제주 지역 주민들이 항공기를 직접 운영하기 위한 협동조합 설립에 나선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주민과 화물운송사업자 등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제주하늘버스협동조합이 17일 창립총회를 연다. 제주에 여행객이 몰려들면서 제때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지역주민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 조합은 이달 중 법인 설립을 완료한 뒤 6월 항공 화물운송사업 신청과 12월 항공여객운송사업 인허가 신청 등을 거쳐 항공기를 띄울 계획이다. 도내외 제주 출신 인사 5000여 명이 조합원 등록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가운데 각계에서 57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항공기를 운항하는 국내 최초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 도민 하늘버스 이륙할까

이 조합은 개인이나 제주에 주소지를 둔 기업, 단체가 출자한 소비자협동조합을 비롯해 화물운송 사업자들이 출자해 항공 화물권을 공동 구매하는 사업자협동조합, 항공사 직원들이 출자한 직원협동조합 등 3개 협동조합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형태로 운영된다.

항공사 협동조합 설립 논의가 나온 것은 제주도 방문객이 늘면서 제주도민들이 제때 항공권을 구하지 못하거나 제주산 농수산물 수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제주국제공항 이용객은 여행객 증가에 힘입어 2012년 1844만 명에서 2013년 2005만 명, 지난해 2733만 명으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제주도민은 좌석난으로 원하는 시간에 육지 나들이를 못하고 있다. 화물 운송도 마찬가지다. 2012년과 2013년 제주지역 농산물 생산자 단체들이 대형 항공사의 항공기 기종 변경과 운항 횟수 감축 등으로 농산물 항공수송이 어렵다며 물류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제주도민의 항공이동권, 화물운송권 보장을 위해 새로운 돌파구로 나온 것이 협동조합 항공사다. 이 조합은 항공기 취항 1년 후 50억 원의 잉여금을 낸다는 포부를 밝혔다. 항공기는 올해 화물기 1대(적재중량 32t), 내년 여객기 2대(대당 정원 180석) 등 모두 3대를 들여온다. 화물기는 제주∼인천 노선에 1일 2회 운항하고, 여객기는 제주∼김포 노선에 1일 9회 운항할 계획이다.

○ 기대 반 우려 반

조합원의 항공요금은 성수기 및 비수기 구분 없이 편도 4만 원(유류할증료·공항이용료 포함) 정도다. 비조합원의 항공요금은 기존 제주∼김포 노선 항공료의 80%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자본금 목표는 100억 원이며 개인 출자금은 1인당 10만 원 이상이다.

협동조합 이소영 기획정책팀장은 “항공사 조직은 관리와 운송, 운항 등의 업무에 135명을 고용한다. 취항 이전 항공기 도입과 인력 고용에 60억 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합은 항공기 3대를 운항하면 연간 640억 원의 매출이 나올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을 채용하고, 이익금의 조합원 배분과 지역사회 환원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걱정의 목소리도 많다. 기존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설립은 대규모 고정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수준 높은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협동조합 차원에서 가능할지 의문이다. 협동조합 방식의 항공사 설립을 위해서는 법적,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 봐야 하고 안정성 확보 방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