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 캐릭터 디자인 총괄한 김상진 감독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 기자회견장에서 주인공 로봇 캐릭터 베어맥스와 포즈를 취한 김상진 캐릭터 슈퍼바이저(왼쪽)와테디 목소리 연기를 한 다니엘 헤니. 올댓시네마 제공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난 만화영화 ‘빅 히어로’의 캐릭터 디자인 슈퍼바이저인 김상진 감독(55)은 편안하면서도 무척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김 감독은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구상하고 스크린에 구현하는 일을 총괄 책임진다. 1995년 입사해 ‘디즈니 최초의 한국인 애니메이터’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라푼젤’(2010년)부터 캐릭터 디자인에 전념해왔다. ‘겨울왕국’에도 참여한 김 감독은 “지난해 한국에서 ‘겨울왕국’이 큰 성공을 거둬 기분 좋다”며 “엘사와 안나만큼 ‘빅 히어로’ 캐릭터들도 사랑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빅 히어로’의 한국인 캐릭터 ‘고고’. 올댓시네마 제공
“영화 ‘빅 히어로’는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적 색채가 많이 깃든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지도 않아요. 우린 세계의 모든 이미지를 참조하고 함께 녹이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수많은 군중이 몰린 장면을 만들 때 특수프로그램을 이용해 모든 인종이 골고루 섞이도록 합니다. 특정 나라나 세대 구분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니까요.”
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도 분명 엿보였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크다”는 김 감독은 최근 부인과 함께 영화 ‘해무’를 관람하는 등 한국 영화를 자주 본다고 했다.
“최근 미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선 ‘쿵푸팬더2’의 여인영 감독처럼 결정권을 가진 직책에 오른 한국인이 많아요. 이들을 통해 한국 문화가 세계 속에서 잘 꽃피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