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스포츠부 차장
이 전무가 말한 ‘이런 일’은 이렇다. 이날 2세트 도중 천장에 달린 조명의 보호 유리가 떨어졌다. 경기는 잠시 중단됐고 유리가 떨어진 H5 구역 관중은 자리를 옮겼다. 한 명이 손가락에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 외에 다행히 피해를 본 관중은 없었다. 이 체육관은 2013년 9월에 완공됐다.
굳이 따지자면 이곳의 시설관리 주체는 인천광역시시설관리공단이다. 대한항공은 리그가 열리는 동안 체육관을 빌려 쓴다. 대관료가 평일 35만 원, 주말은 52만5000원이니 정규리그 사용료만 해도 5000만 원 정도다.
대한항공은 최근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오너 일가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도 얼굴을 들지 못했다. 지승주 배구단 사무국장은 “배구 기사에도 관련이 없는 비난 댓글이 달린다. ‘대한항공’이라는 이름만 나오면 욕을 먹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전무는 자기소개 직후 이런 말을 했다. “아시다시피 요즘 우리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때 다시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겠느냐. 책임진다는 자세로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전무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그의 말대로 최근 대한항공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어찌 보면 ‘땅콩 회항’이 만든 긍정적인 효과로 볼 수도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법이다.
이승건·스포츠부 차장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