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승합차 지붕위 루프박스에 숨어 밀입국 시도

무비자로 제주 들어온 중국인 2명… 폭 1m공간에 숨구멍 4개 뚫고 누워
완도行 배 탔다 주민신고로 들통

전남 완도해경안전서 경찰관들이 10일 오후 납치 의심 차량의 루프박스를 수색하고 있다. 루프박스엔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2명이 숨어 있었다. 완도해경안전서 제공

10일 오전 11시 40분 제주 국제여객선터미널 근처 주택가. 한 주민이 검은색 승합차 위 루프박스에 사람 2명이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차량 위에 설치된 루프박스는 짐을 넣는 공간으로 길이 2.4m, 폭 1m, 높이 0.4m 크기. 이 주민은 납치로 의심해 제주해경안전서에 신고했다. 제주해경안전서는 납치 의심 차량이 전남 완도행 카페리선에 실린 사실을 확인하고 완도해경안전서에 통보했다.

완도해경안전서 형사들은 카페리선이 10일 오후 2시 완도항에 도착하자마자 수색했다. 해당 차량을 발견해 루프박스를 열자 안에 중국인 우모 씨(52), 린모 씨(31)가 숨어 있었다. 루프박스에는 이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위쪽으로 구멍 4개가 뚫려 있었다.

조사 결과 중국 산시 성 출신인 이들은 8일 무비자로 제주도에 들어왔다. 제주시내 모텔에서 이틀간 머물다 밀입국 운반책인 운전자 조모 씨(41)를 만나 루프박스에 숨어 육지로 들어오려고 했던 것. 이들은 밀입국에 성공할 경우 조 씨에게 각각 900만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한 시민의 납치 오인 신고로 이들의 ‘기발한’ 밀입국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완도해경안전서는 14일 조 씨 등 3명을 모두 구속했다.

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