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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 있어… 他종교 모욕해선 안돼”

입력 | 2015-01-16 03:00:00

필리핀行 기내서 파리테러 언급… ‘샤를리 이슬람 비하’ 우회 비판
“종교가 폭력정당화 수단 될수없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도 일침




“내 친구인 알베르토 가스파리 박사가 만약 내 어머니를 욕한다면 그는 당연히 한 대 맞을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정상적인 일입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믿음을 도발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욕하거나 놀릴 권리는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스리랑카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종교와 관련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옆자리에 있던 바티칸의 교회법학자 가스파리 박사를 언급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샤를리 에브도에 실린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이 표현의 자유를 넘었다고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종교의 이름으로 살인을 하는 것은 부조리이며, 종교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극단주의를 경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기후변화협약이 신의 피조물인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결론을 채택하길 바란다” 는 바람도 전했다.

교황은 이날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도착해 닷새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 약 1억 명의 80%가량이 가톨릭 신자인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다. 가톨릭 수장의 필리핀 방문은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0년 만이다.

필리핀 언론과 가톨릭 교계는 이슬람 과격세력이 교황의 필리핀 방문기간에 암살 음모를 꾸밀지 모른다며 줄곧 우려를 표시해 왔다.

필리핀 전역의 교회들은 교황 방문에 맞춰 일제히 종을 울리며 환영했고, 교황의 차량 행렬이 지나는 도로 주변에는 약 8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