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부엉이 아저씨가 들려주는 뒷산의 새 이야기/이우만 지음·80쪽/1만8000원·보리
그렇게 만난 새들은 무려 90여 종, 도시 속 낮은 산에 그렇게 많이 산다는 게 놀랍습니다. 작가는 그 새들의 움직임을 알뜰하게 그려냈습니다. 같은 얼굴, 뻔한 포즈가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을 법한 새 그림 역시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관찰로만 담은 새들 모습은 볼수록 생생하고도 정답습니다.
작가는 뒷산을 찾는 이웃 사람들, 산에 자라는 나무와 풀 한 포기, 곤충들마저도 새들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그렸습니다. 아직까지 이 책 속 새들의 보금자리는 안전해 보입니다. 하지만 각 장이 시작하는 장면에는 뒷산과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한 도심 건축물들이 보입니다. 도시 풍경을 바라보고 앉은 새는 언제까지 그 숲에서 살 수 있을까요? 가까운 산속 우리가 잊었던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조심스러운 발걸음에 이 책이 동행한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