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 어린이집 폭행 파문] 부모에 혼날까봐 ‘맞았다’ 말안해… 여러 곳에 멍자국 있으면 일단 의심
유아교육 및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들은 “보육시설에서 학대를 받는 아이들은 어떤 방식이든 신호를 보낸다”고 입을 모았다. 외부에서 학대 받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보내는 신호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것. 전문가들은 울거나 “싫다”라는 짧은 말로 의사표현을 할 경우에도 흘려듣지 말라고 말했다.
아이가 심하게 떼를 쓰면 일단 보육시설 분위기를 확인해야 한다. 심미경 인제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같은 보육시설에 보내는 학부모 두세 명과 네트워크를 만들라”고 당부했다. 부모들끼리 “요즘 부쩍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데 그 집 아이는 어떠냐”, “요즘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거나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올 때 교실 분위기가 어떻더냐”는 식으로 상황을 공유하라는 것.
대한소아응급의학회도 아동학대 점검 체크리스트를 내놓았다. 응급실에서 영유아 환자가 아동학대를 당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의료인을 대상으로 만든 리스트지만, 부모들도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아이의 몸에 멍든 자국이나 상처가 있을 때 형태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잇자국, 손가락이나 벨트 모양의 멍 자국 등은 넘어져서 다친 상처와는 다르기 때문. 특정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부위를 달리해 잦은 멍 자국이 생겼다면 학대가 자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엉덩이처럼 상처가 나기 어려운 부위에 멍이 생겼다면 학대를 의심할 수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