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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장화정]어린이집 학대 근절하려면

입력 | 2015-01-17 03:00:00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인천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네 살배기 아이를 폭행한 보육교사가 15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해당 보육교사는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이지, 폭행은 아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이 진술이 공개되면서 학부모는 물론이고 아이를 두지 않은 일반 시민까지도 분노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6세 미만의 유아를 위한 교육기관이다. 아이의 보호자를 대신해 위탁 보육을 실시하는 곳이다. 부모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므로 그만큼 보육교사들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뿐 아니라 아이들의 심리나 성장 등에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보육교사들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하루 총 업무시간이 12시간 이상인 비율이 33.6%였다. 보육교사의 절반이 초과근무로 인해 피로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보육교사 1인당 아동 15명(3세 기준)을 돌볼 수 있도록 돼 있어 미국의 1인당 7명(3세 기준)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많다. 물론 아무리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고 해도 아이들을 잘 돌보아야 할 의무가 있는 보육교사의 아동학대는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보육교사의 자질을 거론한다. 보육교사 자격증 관리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이도 적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려면 2급 이상의 보육교사 자격증만 있으면 된다.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은 전문대 이상의 학교에서 보육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거나 교육부 인증 학원에서 인터넷 수강으로도 딸 수 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보육교사의 인성과 자질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무엇보다 보육교사와 학부모가 늘 소통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보육교사의 보수교육에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과목을 보강해야 한다. 아동의 발달 및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과목도 보강해야 한다. 현재 보수교육은 직무교육과 승급교육으로 나누어져 있고 아이의 교육 및 실무에 집중돼 있다. 여기에 아동을 인격의 대상으로 보는 아동권리 및 심리발달 관련 교육들을 추가 편성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어린이집 원장 및 보육교사 윤리강령에도 아동학대 및 아동인권 부분을 보완하고 어린이집의 모든 종사자가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보육교사 스스로가 아동학대에 늘 경각심을 갖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요컨대 아동학대를 막도록 가능한 한 많은 장치를 둬야 한다는 뜻이다.

보육교사와 학부모 간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그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린이집의 자정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린이집은 학부모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장치를 둬야 한다. 아동을 맡길 때 학부모와 보육교사가 반드시 대화하도록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학부모는 전날 있었던 아이에 관한 정보를 보육교사에게 알려주고 보육교사는 어린이집이 파할 때 아이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세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이런 소통이야말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처방이라 할 것이다.

이번 사건 때문에 선량한 보육교사들까지 욕을 먹고 비난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서로가 서로를 적으로 여기면 같은 사태는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다. 학부모와 보육교사들의 신뢰 회복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시발점이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