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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복지’ 급한데 무상시리즈만 늘어

입력 | 2015-01-19 03:00:00

[‘어린이집 아동학대’ 파문 확산]KEDI ‘교육복지 투자실태’ 보고서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무상 시리즈’ 복지사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크게 늘면서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사업 투자는 줄고 있다. 하지만 교사, 학부모들은 급식 지원을 우선순위가 가장 낮은 교육복지사업으로 꼽았다. 반면 ‘학교 부적응 학생 지원’을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교육복지사업으로 꼽았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 폭행 사건으로 무상복지의 질 문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수요자 요구와 동떨어진 교육복지사업 투자의 새 틀을 짜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011∼2013년 각 시도 교육비 특별회계를 분석한 ‘교육복지 투자 실태 및 효율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18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복지 투자액은 2011년 4조6004억 원에서 2013년 7조1620억 원으로 늘었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교육복지사업’ 투자액은 2011년 2조5746억 원에서 2013년 5조3297억 원으로 두 배를 넘어섰다. 반면 저소득층, 장애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적 교육복지사업’ 투자액은 같은 기간 2조258억 원에서 1조8323억 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선별적 복지가 전체 교육복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에서 25.6%로 감소했다.

보편적 교육복지사업의 급격한 증가는 정치권과 정부가 밀어붙인 무상시리즈의 여파였다. 3∼5세 누리과정 지원액은 2011년 8617억 원에서 2013년 2조6727억 원으로 3배가 됐고, 급식 지원은 ‘무상급식’ 확대로 9865억 원에서 1조8176억 원으로 약 2배가 됐다.

선별적 교육복지사업 중에서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의 지원액이 주로 감소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학비 지원’, 학습부진아를 위한 ‘기초학력 향상 지원’,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교육 지원’ 등의 지원액이 모두 줄었다.

어떤 복지사업이 우선돼야 하느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교사, 학부모들은 주로 선별적 복지사업을 상위권으로 꼽았다. 교사 1000명과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최우선으로 꼽은 사업은 ‘학교 부적응 학생 지원’이었고 ‘특수교육 대상자 지원’이 2위였다.

반면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사업인 ‘급식 지원’은 교사, 학부모 모두 우선순위에서 최하위였다. 보고서는 우선순위가 낮음에도 과다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과잉투자’의 대표 사업으로 보편적 무상급식을 꼽았다.

KEDI 측은 “교사와 학부모 모두 전반적으로 교육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복지를 강화하고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 수요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비해 투자가 미미한 사업은 재정투자 규모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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