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천재 1명이 세상을 바꿔놓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나 기관에서는 이사회, 중역회의, 태스크포스(TF) 같은 집단의 의사결정이 여전히 중요하다. 그렇다면 개인이 아닌, 팀을 더 똑똑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똑똑한 사람들만 모아놓은 팀에서 형편없는 결정을 내리거나 한심한 실적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센터의 토머스 말론 소장 등 3명의 연구자는 18일 뉴욕타임스(NYT)에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697명의 자원자를 2~5명 단위의 팀으로 나눠 다양한 실험을 실시한 결과 탁월한 성과를 보인 ‘가장 영리한 팀들’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었다.
우선 1, 2명이 팀을 장악해 운영하는 경우보다 모든 구성원이 팀 내 토론 과정에 평등하게 참여하고 골고루 기여할수록 성과가 좋았다. 두 번째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즉 공감 능력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개인들이 많이 포함된 팀이 그렇지 않은 팀보다 우수했다. 마지막으로 남자가 더 많은 팀보다 여자가 더 많은 팀의 성과가 월등했다.
말론 소장은 “어휘력이 풍부한 개인이 수학 실력도 뛰어난 경우가 많은 것처럼 팀도 비슷했다. 한 가지 업무에서 높은 성과를 보인 팀이 다른 영역에서도 우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관이나 지도자들이 어떤 요소가 충족돼야 집단이 더 스마트해지는가를 잘 알면 팀을 더욱 효과적으로 구성하고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